수출규제 항의 방일단, 자민당 문전박대 “일본 뜻 알았다”

수출규제 항의 방일단, 자민당 문전박대 “일본 뜻 알았다”

기사승인 2019-08-01 14:42:17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강화기조를 풀어보고자 일본을 방문했던 여야국회의원 10인이 일본 집권여당인 자민당 지도부와의 면담을 다시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방일 의원단에 속해 일본을 방문한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한 차례 연기돼 1일 오전으로 예정됐던 자민당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과의 면담이 일방적으로 취소되자 재추진 의사를 묻는 기자들에게 “우리가 거지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쪽(일본)에서 (면담을) 추진한다면 우리가 받아줄지, 말지를 고민하겠다. (자민당이) 아주 결례를 저질렀다”면서 “구걸외교를 하러 온 것이 아니라, (국민) 뜻을 전달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누구를 만나고, 안 만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뜻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서 “아베 총리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자민당에 ‘함구령’을 내렸다고 생각한다. 아베 정부의 의중을 파악한 것이 성과”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 의중을 강 의원은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명단(화이트리스트; 전략물자 수출규제 완화국가 명단)에서 제외시키는 결정을 강행하려는 것으로 파악했다. 

면담 대상이었던 니카이 간사장의 경우 이낙연 총리와의 친분도 두텁고 한국 지인들이 많은 친한파로 통하는데다, 자민당 내 2인자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아니면 문전박대와 같은 외교적 결례를 범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강 의원은 “자민당 측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회의 때문에 못 만난다고 한 것은 하나의 빌미이고, 우리를 피하려는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화이트리스트 제외 강행의지가 강한 것 같지만, 미국이 조금 강하게 나올 경우 어쩌면 제외를 보류 내지 취소를 할 수도 있다. 지켜봐야한다”고 첨언했다.

한편, 자민당과의 면담이 취소된 방일단은 이날 도쿄(東京)의 국민민주당 당사를 찾아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郞) 대표를 40분가량 면담한 자리에서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철회를 요구했다. 

특히 방일단은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목록) 배제 조치는 한미일 안보 협력 위협이라면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가능성도 시사했다. 면담에 참여한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까지 위협받을 수 있고, 한일관계가 통제 불가능 상태에 갈 수 있다고 전했다”면서 “일본 의회와의 가교역할을 요청했다”고 알렸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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