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정부가 2일 우리의 국무회의 격인 각의에서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규제완화 국가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자 정치권이 만사를 제쳐두고 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처리를 약속한 1일에서 하루가 미뤄졌던 국회 본회의 일정도 무기한 연기됐다.
당장 문희상 국회의장은 일본 각의 결정이 내려진 뒤 긴급 수석비서관회의를 연 데 이어 11시경 한민수 국회 대변인을 통해 “아베 내각에 대한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면서 깊은 유감의 뜻을 전했다.
문 의장은 “대한민국은 정부와 청와대가 모두 나서 양국관계의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데 주력했다. 국회 또한 초당적 방일단을 보내 수출규제 철회와 화이트리스트 제외조치는 절대 불가하다는 뜻을 전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고 전제했다.
이어 “한일관계 복원과 신뢰회복을 염원하는 양국 국민에게 깊은 실망을 남겼다. 외교적 해법을 바라는 국제사회의 기대도 저버렸다”면서 “앞으로 일어날 외교적·안보적·경제적 파장의 모든 책임은 아베 내각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 국회는 비상한 각오로 이후 발생할 모든 사안을 예의주시하며 능동적이고 당당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와 각오를 함께 밝혔다.
한편, 상황 주시를 위해 이날 오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취소한 민주당은 오후 최고위원회의 소집을 준비했으나, 일본 각의 결정이 나오자 오전 11시로 회의 일정을 당겼다.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는 오전 회의를 통해 강경한 대일(對日) 메시지를 내놓는 한편,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연합뉴스는 알렸다.
한국당도 오전 11시 일본수출규제대책특위 긴급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이종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등 관련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참석해 일본의 결정을 비난하고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