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 공중화장실에서 새어 나온 황화수소에 노출된 여고생이 9일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 가족들은 관련 지자체가 시설점검을 하지 않았다며 ‘동생의 억울함을 알아달라’는 청원을 올렸다.
사고 피해자 A(19)양의 언니 B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중화장실에서 누출된 유독가스로 인해 식물인간이 된 동생을 억울함을 알아달라’는 청원을 5일 게재했다.
B씨는 “사고 당시 형사와 구청직원들이 함께 사고 장소에 갔고 세면대 옆 하수구에서 황화수소 가스가 1000ppm 이상이 대량으로 검출되었다”며 “건물에서는 정화조 오수정화시설이 가동되었고, 낡은 정화조 배기구에서 황화수소가 나온 거로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구청 직원들은 환풍기 있다고 책임회피를 했을뿐더러 가족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면서 “공장에서나 오폐수처리장 정도의 농도가 발생되는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B씨는 “이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공공시설을 관리하지 않으면 국민들은 대체 뭘 믿고 어떤 것을 사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또 “동생이 앞으로 기적적으로 일어난다고 해도 정상적인 사회생활은 못 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B씨는 “구청의 관리 소홀로 동생의 인생이 송두리째 없어졌다”면서 “억울한 피해자와 가족에게 진심어린사과와 관련 공무원들의 파면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해당 청원은 6일 오후 4시 기준 1만1504명이 동의 서명했다.
앞서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3시40분 부산 수영구 민락동 한 회센터 화장실에서 A양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A양이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자 뒤따라 들어간 친구 C(19)양도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기절했으나 깨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화장실은 관광객과 시민에게 개방된 뒤 수영구청이 관리해왔다. 현재는 폐쇄된 상태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