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브렉시트 재협상보단 노딜?

英, 브렉시트 재협상보단 노딜?

기사승인 2019-08-07 06:00:00

브렉시트(Brexit)를 둘러싼 영국과 유럽연합(EU)의 입장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며 ‘노딜(no deal)’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양측은 핵심쟁점인 ‘아일랜드 국경 안정장치’ 조항을 두고 팽팽히 맞서며 서로 상대 탓만 하는 분위기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EU는 5일 브뤼셀에서 27개 회원국 회의를 열고 최근 EU와 영국 사이 고위급 회의 결과를 공유하면서,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를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U의 한 고위 외교당국자는 지난주 있었던 EU와 영국의 고위급 회동 관련, “영국이 다른 계획이 없는 게 분명하더라. 협상(재협상)을 하려면 어떤 방안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전혀 협상의도가 안 보였다”고 취재진에게 말한 내용을근거로 제시했다.

그리고 노 딜을 기정사실로 하는 영국의 강경한 태도는 최대 쟁점인 ‘아일랜드 국경 안전장치’ 조항 삭제를 관철하려는 ‘벼랑 끝’ 협상 전술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아일랜드 국경 안전장치란 영국의 일원으로 EU를 떠나게 되는 북(北)아일랜드와 EU회원국인 아일랜드 사이의 출입국심사와 통관 등 일반적인 국경절차에 특례를 적용하는 조처를 말한다.

현재 영국의 새총리인 존슨 총리는 안전장치 조항을 제거해야 한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으며, 영국 정부 또한 그에 맞춰 브렉시트 조건보다는 10월 말 노 딜 브렉시트 이후에 양측이 협상을 어떻게 재가동할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EU 당국자들은 영국 공영방송인 BBC 등을 통해 “이러한 태도를 보이는 영국과 의미 있는 논의를 하기 힘들다”는 뜻을 전하고 있으며, “EU가 안전장치와 관련해 양보한다고 해도 (영국은)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영국은 EU가 협상의 준비가 안됐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BBC는 최근 “존슨 총리는 EU지도자들과 만나 비민주적인 ‘안전장치’를 제거한 새로운 합의를 협상하고 싶어한다”는 영국 총리실 대변인의 말을 전했다. 

대변인 또, "우리는 열정적이고 우호적인 정신을 가지고 협상에 임할 것이며, EU 탈퇴협정에 어떤 변화도 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EU가 다시 한번 생각해볼 것을 기대한다"며 영국은 브렉시트와 관련 합의를 원하고 있지만 EU가 협상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영국은 오는 10월 31일 브렉시트를 기정사실화하고,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준비 또한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BBC는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존슨 총리 취임 이후 EU지도부와 만나지 않은 점을 들어 이달 말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노딜 브렉시트’의 실현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만약 영국이 아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을 선택할 경우 유럽은 물론 세계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6일 ‘브렉시트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교역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 또한 장기적으로 실질 GDP가 2033년까지 3.1% 감소하는 등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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