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평화당’ 집단탈당 현실화되나...당정청, 日수출규제 대응 착수 [여의도 요지경]

‘위기의 평화당’ 집단탈당 현실화되나...당정청, 日수출규제 대응 착수 [여의도 요지경]

기사승인 2019-08-10 05:00:00

지난해 2월 창당한 민주평화당이 끝내 분당 수순을 밟을 위기에 처했다. 정부‧여당과 청와대는 일본의 경제보복이 시작된 지 한 달여 만에 대응책과 내년도 편성 예산안을 내놨다.

이번주(8월5일~8월9일) 국회에서는 평화당 비당권파 의원 10명으로 구성된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가 오는 12일 집단 탈당을 예고했다. 주말동안 당권파와 대화할 여지를 남겨뒀으나 양측의 입장차가 커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대안정치가 탈당을 결정할 경우 유성엽 원내대표를 비롯해 천정배·박지원·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의원 등이 당을 나가게 된다.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원은 정동영 대표를 비롯해 김광수·조배숙·황주홍 의원 등 4명이다. 김경진 의원은 대안정치에 속하지 않았지만 별도로 탈당 계획을 밝혔다. 박주현 의원은 평화당에서 활동하지만 바른미래당 소속이다.

쟁점은 ‘당 지도부 사퇴’다. 대안정치측은 제3지대 신당 결성을 위해 정동영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사퇴하고 외부인사를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당권파는 대안정치가 전당대회의 결과를 부정하고 당권투쟁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화당의 분당은 바른미래당 등 야권 정치지형에 미칠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평화당은 국민의당의 정체성과 이념을 고수하기 위해 안철수‧유승민 신당 합류를 거부하고 호남 지역 현역의원들을 중심으로 새롭게 만든 정당이다. 이에 따라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들의 합류 여부가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종철 정치평론가는 “바른미래당이 갈라설 경우 자유한국당이 호남계 의원까지 이 끌어 안을 수 있겠나에 대해 양측의 정체성 차이가 있어 의문이 든다. 지역구에서도 원치 않을 것”이라며 “그렇게 본다면 평화당 탈당 의원들과 합쳐 당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 충분히 말이된다”고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4일 고위당정청협의회를 열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등 경제보복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당정청은 ‘내년도 본예산 편성에 관련 예산 최소 1조원 이상 규모 반영’ 등의 내용을 포함한 일본 수출규제 종합 대응책을 내놨다.

당정청은 또한 ▲ 소재부품특별법 상시화 ▲ 핵심 전략 품목 R&D 확대 및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 글로벌 기술전문기업 5년간 100개 지정해 지원 ▲ 소재부품장비경쟁력위원회 구성 등의 대책을 내놨다. 

한국당 등 보수야권에서는 ‘외교적 갈등 해결’과 ‘경제정책 대전환’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당정청이 기술 독립을 목표로 해당 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장기 전략을 내놨지만 그 기간을 버텨낼 힘이 없는 중소기업들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엄예림 기자 yerimuh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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