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좌우로 가로지르는 소백산맥에 막혀 단절된 영남과 호남을 잇는 경전선의 ‘고속전철화’가 지역갈등과 이념대립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될지, 더구나 2020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깊어가는 진영 간 갈등을 풀 수 있을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23일 방영되는 쿠키뉴스 정치토크쇼 ‘배종찬의 핵인싸’ 여덟 번째 초대손님으로 출연해 영남이니 호남이니, 진보니 보수니 따지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묘책으로 단선화된 느림도 경전선(경상·전라선)의 고속 전철화를 제시한다.
1968년 개통된 무궁화호 경전선은 현재 목포와 부산을 잇는 388㎞ 구간을 6시간30여분동안 42개역을 거치며 하루에 단 1번만 운행되고 있다. 이에 전라남도가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호남고속철도 완공과 함께 1조7055억원을 들여 107.6㎞을 추가로 연장해 광주부터 목포, 부산을 2시간대로 연결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영록 지사는 방송에서 “과거 완도에서 부산까지 큰 여객선이 한 편 오갔다. 물류가 있었던 것. 그런데 그게 어느 순간 끊어지고 서울 중심으로 바뀌었다”면서 “남해안을 중심으로 동서간에도 인적, 물적 교류가 될 수 있도록 철길이 열린다면 부산 왔던 관광객이 목포에 오고, 목포 온 관광객이 부산 가며 영호남 화합, 지역상생발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경전선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곧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통과가 되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설계도 해야 해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싶다. 남해안 철도는 전철화하자는 것인 만큼 예산만 더 투입하면 임기(3년) 내에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확실하게 하고 있다. 다만, 예산을 많이 투입해야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여기에 김 지사는 경전선 고속전철화와 함께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선포한 ‘전남 블루 이코노미 비전’의 구체적인 구상과 계획에 대해서도 방송을 통해 소개했다. 그는 먼저 블루 이코노미를 ‘청색경제’라고 풀이하며 “전남이 가진 청정한 자연환경과 자원, 역사와 문화를 잘 활용해 지역의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혁신성장을 이뤄내는 길”이라고 제시했다.
특히 청색경제의 핵심으로 ‘블루에너지’ 즉 신재생에너지를 꼽고, 이를 위한 각종 사업과 구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서해와 남해에 닿아있어 해상풍력의 최고 적지로 꼽히는 만큼 이를 활용한 에너지 산업을 키워나갈 계획이며, 그 중심에 한국전력공사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한전공과대학’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4차 산업시대가 됐다. 이제 세계적인 기술 갖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대학 구조조정 단계인 것은 알지만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어렵다는 것이 전체적인 생각이었다. 이런 때일수록 신산업을 일으켜야하지 않겠느냐. 한전공대 새롭게 만들어 세계적인 에너지 공과대학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현재 정부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고, 한전 내부에서도 이사회를 거쳐 한전공대 설립에 대해 의결했다. 정부에서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전남도는 적극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내년 상반기 착공할 수 있도록 총장도 새로 모시는 등 차근히 대학 설립과정을 밟는 단계”라고 밝혔다.
한편, 김영록 전남지사는 직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쌀 가격을 130% 올린 배경에 대해 “쌀값은 농민에겐 생명과도 같다. 쌀이 가지는 민족사적 의미도 있다. 그런데 20년 전 14만원이던 쌀값이 장관 됐을 때(2018년) 12만원대였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만원대까지 올렸을 때 소비자들은 쌀값이 너무 올랐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하지만 (물가가 오른 것을 생각하면) 절대 많이 오른 것이 아니다”면서 “최근 쌀값이 조금 떨어졌는데 정부가 강력한 예방대책을 내놓고 쌀값을 지키겠다는 확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더 떨어지면 강하게 요구하고 나설 것”이라고 쌀 가격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보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23일 오후 11시 유튜브 공식채널(http://bitly.kr/s39kpp)을 통해 방송되는 ‘배종찬의 핵인싸-김정록 편’에서는 전라남도 완도군 고금도 출신 ‘섬소년’ 김영록의 삶부터 광주 유학시절의 어려움, 부친의 타개와 함께 찾아온 고난,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등 ‘인간’ 김영록의 이야기 등을 그의 입을 통해 직접 들을 수 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