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며 코스피 지수가 장 초반 1910선까지 하락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54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5.30p(1.81%) 내린 1913.0p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18.43p(-3.03%) 하락한 590.55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이 같은 낙폭은 미중 무역분쟁 갈등이 갈수록 격화돼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코스피 지수도 1900선을 지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망한다.
대신증권 이경민 투자전략팀장은 26일 미중 무역분쟁의 격화된 것을 두고 “하반기 코스피 등락 범위 하단인 1850선의 지지력도 장담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번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국면에서 주목할 부분은 중국이 선제공격을 가했다는 점이다. 중국은 10월 1일 중국 창립 70주년 기념일까지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그는 “이번 중국의 대미 추가 관세 부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팜벨트(미 중서부 농업지대)와 러스트벨트(미국 내 쇠락한 공업지대)를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역시 당분간 협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 김경환 연구원도 “미중 무역협상이 최악(Worst)의 시나리오에 가장 근접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중국의 전략이 단기전에서 지구전으로 선회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김경환 연구원은 “중국은 지난 23일 미국산 수입제품에 대해 5~10%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맞대응했고, 미국도 당일 즉각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까지 재선과 지지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시진핑 중국 주석은 미국발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게 감수하더라도 중장기 개혁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집권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김 연구원은 “협상이 실패하고 미중 대립이 장기화되며 전체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 2020년 중국 경제 성장률은 6%를 밑돌 것”이라며 “다만 10월 건국 70주년 행사, 3분기 성장률 발표 등 중국 내부 이벤트에서 단기 현실과 장기 이상 사이에서 협상 전략이 조율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 관세에 이어 사실상 중국과 경제 단절을 의미하는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발동을 거론했고 중국도 강경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양국의 강경한 의지를 고려하면 최악의 경우 내년 미국 대선 전까지 양국의 협상이 '노 딜' 상태를 유지할 공산이 높아졌다”며 “이 경우 미국 경제가 내년 초 이후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전망했다.
또한 중국이 미국과의 협상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미국이 홍콩 시위 개입 의지를 밝히는 등 홍콩 시위 문제를 무역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지가 분명해지고 있다”며 “중국은 경제보다 체제가 우선이라는 의지를 미국에 전달할 필요가 있어 무역 협상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시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의 미국에 대한 강경 기조는 홍콩 시위의 무력 진압 가능성에 대한 신호로 해석할 수도 있다"며 "9월 중에도 홍콩 시위가 이어지면 중국 정부가 무력 진압에 나설 여지가 크고 이 경우 아시아 전체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줄 공산이 있다”고 우려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