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기승부리는 롤챔스 암표, 제도 마련은 언제?

[옐로카드] 기승부리는 롤챔스 암표, 제도 마련은 언제?

기승부리는 롤챔스 암표, 제도 마련은 언제?

기사승인 2019-08-30 21:50:25

공연, 스포츠계의 온라인 티켓 암표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이를 막기 위한 법적인 제도가 전혀 없어 있어 고민이 깊다. e스포츠계 또한 이러한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오는 31일 ‘2019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결승전 경기를 앞두고 팬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이전부터 암표가 성행했지만 설상가상 올 시즌엔 결승전 좌석이 4000석 밖에 안 돼 암표상들이 더욱 활개를 치고 있다. 원가 R석 25000원, S석 15000원인 표 값은 약 10배 이상 오른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에 라이엇게임즈 측이 소매를 걷어부치고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암표상들은 주로 불법 예매 프로그램을 통해 표를 선점해 되파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라이엇은 우선 인터파크를 통한 티켓 구매를 계정 당 2회로 제한했다. 또한 모바일 티켓을 운영하지 않고 티켓 현장 수령과 입장시 신분증 원본을 제시하게끔 조치했다. 구매자와 신분증이 동일하지 않으면 입장이 불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이외에도 경기장 입장 시 팔찌를 지급해 이중 보안 체계를 구축했다. 티켓과 팔찌가 동시에 확인되지 않을 경우 입장은 물론 재입장 또한 불가하다.

그러자 암표상들은 흔히 ‘계정 이동’, ‘아이디 옮기기’로 불리는 편법을 이용해 교묘히 감시망을 피했다. 

이들은 불법 프로그램(매크로)을 이용해 티켓을 대량 구매 후 구매자가 티켓을 원하는 경우 좌석을 취소해 구매자 계정으로 다시 예매해준다. 실패의 위험성도 있지만 그런 경우 ‘실패 시 전액 환불’이라는 문구로 구매자들을 유혹한다. 

'현장 동반 입장 방식'을 취하는 암표상들도 더러 있다. 암표 판매자는 자신의 계정으로 두 자리를 예매한 후 한 자리만 판매한다. 구매자 본인이 현장에 직접 가 있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웃돈을 얹어 이득을 취하기엔 무리가 없다.

부정 프로그램 사용을 차단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라이엇 측 관계자는 “인터파크 측과 협의 해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고 블랙 리스트, 접근 차단 프로그램 등을 통해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대응책을 마련하면 그보다 더 지능적인 부정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등장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근본적으로 암표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법적인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지만 녹록치 않다. 

경범죄 처벌법 3조 2항에 따르면 현장(오프라인) 암표 판매에 대해서는 2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암표 거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규정안이 아직 없어 문제가 크다.

현재 국회에는 온라인 암표거래를 단속, 처벌하는 규제하는 경범죄 처벌법 개정안,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등이 계류 중이다. 

꾸준히 암표로 인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음에도 국회는 손을 놓고만 있는 상황이다. 

당장 일본 같은 경우 특정 입장권을 불법 거래하면 판매자, 구매자 모두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 엔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법규가 있다. 호주는 재판매시 원가보다 금액을 올리 수 없도록 ‘공정거래법’을 개정했다. 이를 위반하면 개인은 최대 2만2000 호주 달러, 법인은 최대 11만 달러의 벌금을 내야한다. 

제도 마련이 지지부진하다보니 연맹이나 기획사 등이 직접 암표 근절에 나서는 웃지 못할 일들도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열린 모 아이돌 콘서트에서 불법 프로그램으로 대량 구매가 확인되자 주최사는 예매를 강제 취소했고 동일한 장소에서 대량의 티켓이 주문되면 현장에서만 수령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또한 한 가수는 암표 거래 SNS나 티켓 사이트에 올라온 좌석, 혹은 예매 번호를 정확한 증거와 함께 제보했을 경우 제보자에게 그 티켓을 양도하는 방법을 이용해 구매 희망자 스스로가 암표 근절에 힘쓰도록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문창완 기자 lunacy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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