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 의회전문지 ‘더힐’은 6일(현지시간) “미국의 부진한 일자리 지표가 경기침체 우려를 더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위태로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근거로는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고용통계를 들었다.
실제 발표된 고용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 고용현황은 악화 추세다. 농업분야를 제외한 일자리는 13만개가량이 늘었을 뿐이다. 이는 지난달 15만9000여개보다 줄어든 수치일 뿐 아니라 전문가들이 예상한 15만개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다.
이 같은 결과의 원인을 더힐은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꼽았다. 그간 기업의 성장과 생산, 무역에 민감한 업종을 제외하면 직접적인 영향이 없었다고 평가됐던 미국 소비시장에도 타격이 누적되며 일자리 감소라는 실물경제 위축이란 결과가 도출되고 있다는 풀이다.
회계컨설팅기업 그랜트손턴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6일자 보고서에서 “오늘 고용 통계는 우리 경제가 전환점에 닿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이는 무역전쟁과 해외 경제의 취약성에 따른 반응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컨설팅업체인 RSM의 조지프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보고서를 통해 “무역전쟁의 영향이 이제 실물경제에 미치고 있다”며 “정부 발표는 다가올 일을 냉정하게 보여준다”고 보도를 통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더힐은 이에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이 25%에서 30%로 상향되는 10월, 고용시장이 또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며 “대선을 불과 14개월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휴전을 시도할 수 있는 좁은 창구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통상 전문가들이 포괄적 합의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어 미·중 간 긴장과 관세를 완화하기 위한 ‘더 작은’ 협상을 모색할 수도 있다”며 “그렇게 하는 데 실패하면 미국 경제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시도도 탈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고용지표 발표 직후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경제는 매우 좋다. ‘불확실성’을 더하는 유일한 것은 ‘가짜뉴스’”라고 주류언론의 전망을 부정했다. 여기에 “그들(연방준비제도; 미국 중앙은행제도)은 금리를 올릴 때는 너무 빠르고, 내릴 때는 너무 늦다. 강력한 통화수축 조치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