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한 증권사 성차별…“성별 골라 뽑는 게 뭐가 문제인가”

견고한 증권사 성차별…“성별 골라 뽑는 게 뭐가 문제인가”

기사승인 2019-09-23 05:50:00

증권사 내 주요 직군에서 성별 격차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서는 아직도 주요 실무 부서에 여성이 배치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라는 평가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반기보고서 기준 10대 증권사의 여성 임원 비중은 3%대에 불과하다. 

 회사별 여성 임원 비중을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은 0%로 여성 임원이 전무했다. 이어 NH투자증권이 1.8%, 미래에셋대우와 하나금융투자 3%, KB증권 3.8%, 신한금융투자 4.5%, 메리츠종금증권 4.7%, 키움증권 5.1%, 대신증권 6%, 삼성증권 6.8% 순이다.

 이같은 수치는 수년째 큰 변화가 없다. 증권사 내에서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이 ‘아직도 견고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남여 직원의 임금 격차도 상당하다. 여성 직원의 급여는 남성 직원의 60% 수준에 그친다. 영업직군 기준으로 비교하면 격차는 더 커진다. 남성 직원의 급여는 여성 직원보다 평균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주요 배경은 고임금 직군에 주로 남성 직원이 우선적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여성 직원 중 대다수가 상대적으로 임금이 적은 창구나 콜센터 등에 배치돼 있다. 특히 주요 부서 중 하나인 투자은행(IB) 부문 실무자 중에는 여성 직원이 극소수이거나, 전혀 없는 증권사도 있다. 

이밖에 지난 상반기 중 일부 증권사에서는 채용 과정에서 성차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DB금융투자는 주요 부서 지원 자격을 남성으로 한정한 채용공고를 내 원성을 샀다. 또한 IBK투자증권은 채용 과정에서 여성 지원자의 실무 점수를 고의적으로 낮추기도 했다.

 남녀고용평등법에서는 채용과 임금, 배치, 승진 등에 있어서 여성 직원을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해당 법에서는 부당한 사례가 적발될 시 처벌하는 양벌규정도 있으나 증권사 내 성차별 문제 해소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여성 직원에 대한 편견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어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우리 회사 투자은행(IB) 부서에는 서무직을 제외하고는 여성이 없다. 아직까지 대다수의 회사가 마찬가지”라며 “업무의 연속성이 중요한데 여성은 출산 문제로 빈번히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배치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사실상 금융회사가 원하는 성별을 골라서 뽑는 게 뭐가 문제가 되는가”하고 반문했다. 이어 “회사가 수익을 내는데 있어서 남성 직원을 뽑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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