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업계 숙원 '증권 거래세 폐지' 난항 예상…기재부 "폐지 고려 중 아냐"

금투업계 숙원 '증권 거래세 폐지' 난항 예상…기재부 "폐지 고려 중 아냐"

기사승인 2019-09-24 01:00:00

금융투자업계의 숙원인 ‘증권 거래세 폐지’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증권 거래세 폐지를 전제로 이후의 과세 체계를 논의하는 국회 세미나에서 기획재정부 측이 불편한 입장을 드러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과 기획재정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증권거래세 폐지 후 자본시장 과세 어떻게 할 것인가’ 국회 정책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증권 거래세를 폐지한 후 과세체계를 ‘이원적 소득 세제’로 개편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진행됐다.

최 의원은 토론회에서 “우리나라의 증권거래세는 징벌적 성격과 조세 편의주의의 합작품”이라며 “과세를 개편해 공정과세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증권 거래세는 손익과 관계없이 거래액의 0.1%에서 0.25%까지 부과되고 있다. 이는 투자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에게도 세금을 걷는 구조로, 조세 정의와 공정과세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발제를 맡은 법무법인 ‘가온’ 강남규 변호사는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고 양도소득세 과세 범위를 넓히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며 ‘의미있는 첫발’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행 금융투자 과세는 세금 부과만을 중점으로 설계돼 있다”며 “체계가 과도하게 복잡해 투자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고, 세금 중첩 문제 등으로 금융투자 상품 개발에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변호사는 또 “금융소득에 대한 통합적 과세 방안이 필요하다”며 “금융상품 간 소득 통산이 허용되는 한국식 이원적 소득 세제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원적 소득세제는 소득을 근로소득과 자본소득으로 구분하는 과세 체계다. 현행 금융소득종합과세제도는 자본소득과 근로소득을 종합해 과세하고 있다.

증권거래세 인하 및 완전 폐지는 금융투자업계의 숙원이다. 증권거래세를 인하하거나 면제해야 자본시장에 주식거래가 보다 활발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요구가 일부 반영돼 지난 6월 증권거래세가 인하됐다. 유가증권시장은 기존 0.15%에서 0.10%로, 코스닥시 장 거래세는 0.30%에서 0.25%로 하양 조정됐다. 최 의원과 추 의원은 각각 지난해 12월과 지난 7월에 증권 거래세 폐지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그러나 기획재정부 측은 토론회에서 나온 증권 거래세 폐지 관련 주장에 대해 선을 그었다. 기재부 금융세제과 장영규 과장은 “정부의 입장은 다르다”며 “거래세 폐지나 이후 과세 체계에 대해서는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사안이 아니며 보다 영향에 대해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이날 또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고 증권거래세 조정에 대해 신중론을 부각했다. 증권 거래세 조정은 공평과세의 원칙 외에 여러 요인을 균형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고 개인 주식 양도소득세를 강화하는 것은 기관과 외국인의 세부담은 경감 되지만 개인 소액투자자의 경우 세부담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기재부 측은 향후 관련 연구 결과를 면밀히 고려해 조정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토론회는 금융투자협회와 자본시장연구원이 후원하고 최 의원실과 추 의원실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박훈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또 송상우 법무법인 율촌 회계사, 안종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원,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참석했다. 또 장영규 기획재정부 금융세제과 과장, 손영채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 과장 등이 참석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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