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90대 노인 등 2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다. 192명의 사상자를 낸 밀양세종병원 화재 참사 이후 1년 만에 요양병원 사고가 재발했다.
이번에 화재에 대해 소방당국은 보일러실과 병실이 가까워 연기가 바로 병실로 흘러들어갔고, 이로 인한 피해가 컸다고 발표했다. 불이 난 건물은 지상 5층, 지하 2층에 연면적 1만4814제곱미터의 규모이다. 최초 화재 발생 이후 50여분 만에 불길이 잡혔지만, 화재 당시 입원해 있던 환자는 130여명이었음을 감안하면, 진화가 지체되었을 시 자칫 제2의 밀양세종병원 참사가 발생할 수 있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의 화재 감식이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다만, 되풀이되는 요양병원 화재에 대해 소방당국 및 보건당국의 충분한 사전 예방조치가 지켜지고 있었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의 환자 대부분은 고령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인 만큼 화재 등 사고 발생 시 피해가 크다. 또 시설이 낙후돼 있고, 대피 시설 및 인력이 구비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아 관리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대두돼왔다.
지난해 1월 200명에 가까운 사상자를 낸 밀양세종병원의 경우, 98개 병상을 의사 2명, 간호사 6명 등이 도맡는 등 의료인력 부족현상이 심각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 병실에 20명 이상 환자를 입원시켰고, 건물 불법 증개축하는 등을 고려하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른바 ‘사무장병원’이었던 이곳에서의 참사 이후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는 사무장병원 근절 방안을 내놨고, 국회에서도 관련법이 속속 발의되는 등 나름의 조치가 있었다. 아울러 밀양세종병원 화재 이후 서울시 등 지자체에서 요양병원과 노인요양시설 등을 대상으로 소방안전관리 현장 점검을 실시해왔다.
이렇듯 나름의 조치가 시행되었음에도 화재가 되풀이됐다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존재한다. 이는 차후 해당병원이 인력 및 시설 관련 기준을 충족했는지와 소방안전점검이 적시에 이뤄졌는지 여부에 따라 가려질 터. 2014년 장성 방화 참사 이후 되풀이되는 요양병원 화재에 병원 이용자 및 보호자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