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법률로 정하고 있는 정보공개를 입맛에 맞춰 선별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에 공개하도록 한 국정감사 이행·개선 사항이나 관리감독기관에 대한 정부부처의 감사결과보고서를 ‘누락’하는 방식이다. 이에 특정 기관 ‘감싸기’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12조는 ‘감사 및 조사는 공개한다. 다만, 위원회의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제12조의2에서는 ‘(정부 또는 해당기관의 처리결과 보고 등) 내용을 포함한 감사의 과정 및 결과를 전자적 방식으로 일반에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문제는 ‘할 수 있다’는 조문의 의미를 편의적으로 해석해 산업부가 알리고 싶지 않은 정보나 감사결과 등을 일반에 공개하지 않아왔던 것이다. 실제 산업부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조배숙 민주평화당 원내대표가 지적한 한국전기협회 관련사항들에 대한 정보를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다.

나아가 국회에 따르면 산업부는 전기협회 A전무가 이사회 승인 없이 잉여자금으로 골프장회원권을 구입, 8개월 동안 20번을 독점적으로 사용했고, 이 중 9번은 개인적 용도로 근무시간을 불문하고 이용한 내용 등 5가지 국감지적사항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감사결과 또한 어디에도 공시하지 않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조 의원실 관계자는 “최근 산업부가 전기협회를 대상으로 국정감사 지적사항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고, 개선결과 등을 의원실에 설명했지만, 비공개를 전재로 해 공개가 곤란하다”며 “대부분의 사항이 지적과 동시에 개선되거나 이후 시정된 것으로 들었다”고 이행현황만을 전했다.

이에 한 국회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협회는 회원들의 이익을 대변해 정부와 협상과 협조를 하는 조직이지만, 전기협회는 사실상 정부 산하기관과 마찬가지”라며 “정부가 나서서 감싸는데 누가 나서서 바꾸려하겠냐. 밖에서 바꾸려 해도 자료가 부실하거나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어렵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편 조 원내대표는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골프장회원권 부적정 구매·사용 외에도 ▲비영리기관인 전기협회의 KEPIC(한국전력산업기술기준, Korea Electric Power Industry Code) 사업 수익화 ▲규정 없는 직원 자녀 학자금 지원 ▲내부감사체계 무력화 ▲국민세금 등이 원천인 협회비 낭비 등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전기협회를 담당하는 산업부 전력산업과 관계자는 “처분조치가 완료됐다”면서도 “구체적인 감사내용은 감사실에서 진행했다”고만 답했다. ‘한전사장의 협회장 겸직 및 사실상의 산하조직화 여부, 한전과의 분리 필요성’ 등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감사실은 관련사항에 대해 수차례 문의했지만 구체적인 감사결과를 밝히지 않았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