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퇴진 목소리’…한국당‧보수단체 도심 곳곳서 장외투쟁

‘文정부 퇴진 목소리’…한국당‧보수단체 도심 곳곳서 장외투쟁

기사승인 2019-10-03 18:17:27

자유한국당과 보수단체 주최의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문재인 정부 규탄 집회가 3일 광화문과 시청‧서울역‧혜화 마로니에 공원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정기국회 시작과 함께 국회 대정부질문‧국정감사 등 원내에 집중됐던 조국 공세가 대규모 장외투쟁으로 재확산되는 모양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규탄대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내 주요인사가 참석했다. 조국 퇴진을 요구하며 19일째 단식투쟁 중인 이학재 의원도 단상에 올랐다.

황 대표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지키기’를 위해 국정을 파탄내고 있다. 조국이 국정과도 바꿀 수 있는 사람인가”라며 조 장관의 사퇴 요구와 문재인 정부 비판을 이어갔다. 나 원내대표도 “(문재인 정권이) 조국을 감싸고 보호하는 이유는 치부가 드러날까봐”라며 “문재인과 조국은 한 몸”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도 “지난 19일간 단식하며 내린 결론은 조국 사퇴만으로는 대한민국이 정상국가 안 된다는 거다”며 “문재인 정권을 퇴진시켜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와 함께 우파단체가 연합한 ‘문재인 하야 범국민 투쟁본부’도 집회에 돌입했다. 이 자리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와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재오 전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규탄발언을 했다.

홍 전 대표는 이른바 ‘국민탄핵 결정문’을 발표하며 “국민의 이름으로 대통령 문재인을 파면한다”고 주장했다. 오 전 시장은 “(대통령이) 중증 치매환자의 넋두리 같은 소리를 하는데도 우리는 점잖게 내년 4월까지 기다려서 표로 심판하겠다고 하는 범생이들”이라며 “이제 일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주말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집회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나 원내대표는 “(집회 참석 인원이) 200만 명 맞나. 그 좁은 골목에 200만 명이 설 수 있겠나. 절대 아니다”라면서 “이 광화문이 서초동 대검찰청 도로보다 훨씬 넓다. 그들이 200만이면 우리는 오늘 2000만은 왔겠다”라고 했다. 

홍 전 대표는 “‘조국 수호’ 관제집회는 다중의 위력으로 자행한 일종의 폭동으로 검찰을 압박하여 조국일가의 수사를 저지하려한 국헌문란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한국당이 추산한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 참석 규모는 국민과 당원을 포함해 총 300만 명 이상이다. 이밖에 이상용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자유한국당 집회인원까지 함께해서 최소 300만명에서 500만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집회 참가자 가운데에는 청년과 중년층도 있었지만 고령의 참가자들이 대다수였다. 이들은 ‘지키자 자유 대한민국’‘문재인 정권 심판’‘조국 구속’ 등의 피켓을 들고 “지키자 대한민국 살리자 대한민국” “뭉치자, 싸우자, 이기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태풍 ‘미탁’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한국당은 서울 도심 장외집회를 강행하겠다고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가늠조차 힘든 피해로 주민들은 대피소에서 넋을 놓은 채 울고 있었지만 광화문 광장에서는 온갖 가짜뉴스와 공허한 정치선동 만이 난무했다”며 “광장의 군중들 앞에 선 정치지도자들은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도 “한국당의 역량은 광화문 광장이 아닌 태풍피해 지역에서 보여줘야 했다”며 “시민들의 자발적 (서초동 검찰개혁) 집회에 맞대응하기 위해 제1야당이 민생을 내팽개치고 총동원령까지 내려 집회를 개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태풍피해가 심각하다”며 “정부는 가용한 장비와 행정력을 총동원하여 피해 복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국민들께서도 함께 아픔을 겪는 심정으로 위로와 격려에 마음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장외집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한편 한국당은 ‘3대 투쟁’(장외투쟁·정책투쟁·원내투쟁)을 주장하며 대정부 투쟁을 이어왔다. 20대 마지막 정기국회 대정부질문‧국정감사 일정을 준비하며 주춤했던 한국당의 장외투쟁이 이번 집회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엄예림 기자 yerimuhm@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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