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를 대상으로 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여당의원의 ‘대구는 수구도시’ 발언을 둘러싼 설전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10일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질의하는 과정에서 “대구는 일제강점기만 해도 ‘모스크바’라고 불릴 정도의 (개혁적인) 도시”라며 “수구도시라는 현재 이미지와 다른 역사가 있는데 수구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싶어하지 않느냐”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 5년간 대구의 새마을장학금 지원액이 15억6000만 원에 달한다. 대구시민들은 이해할지언정 일반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라며 “보수나 새마을 같은 단어 말고 진보·개혁·혁신 같은 단어로 대구를 상징하라. 이런 디테일 때문에 대구가 수구도시라는 오명을 받는다”라고 주장했다.
새마을장학금은 유신체제 말기 1975년 당시 새마을장학금 지급 조례가 제정되면서 전국으로 확대됐다. 새마을운동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면서 광주 등 일부지역에서는 해당 조례가 폐지된 바 있다.
야당 의원들은 대구 시민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며 즉각 반발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은 “대구에 왔으면 대구시민에 대한 예의를 갖춰라. 대구시민을 수구 꼴통으로 얘기했다”며 “어디 나라를 다 망쳐놓은 것들이 대구에 와서 이딴 소리를 하다니”라고 언성을 높였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대구시민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사람은 당신 같은 사람”이라고 하자 조 의원은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왜 건드리느냐. 광주 가서 자존심 건드리면 좋은가”라며 언쟁을 벌였다.
자유한국당 윤재옥 의원도 “대구시민의 생각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하지 마라. 정치적 얘기는 자제바란다”고 했다. 박완수 의원도 “자존심 건드린 거 맞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의 전혜숙 행안위원장은 “여야가 모두 대구를 위하자고 한 말이다. 김영호 의원의 발언도 수구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대구를 추켜세우는 것으로 들렸다”며 “조원진·윤재옥 의원이 대구 출신이니 너그럽게 받아주기 바란다. 상대 의원을 존중하는 태도로 마지막 국감을 잘 마무리하자”고 수습했다.
엄예림 기자 yerimuh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