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女 구분 필요할까?…패션·뷰티 업계는 ‘젠더리스’ 시대

男·女 구분 필요할까?…패션·뷰티 업계는 ‘젠더리스’ 시대

기사승인 2019-10-12 07:00:00


소비 대상을 남성과 여성으로 각각 구분해 생산했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 패션·뷰티 업계에서는 성을 구분하지 않는 ‘젠더리스’(genderless)가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젠더리스란 성과 나이의 구분을 무너뜨린 패션의 새 경향을 말한다. ‘치마를 입은 남성’ 등 성 구분이나 연령을 예측하기 어렵게 스타일링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지난달 열린 ‘2019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프랑스 력셔리 브랜드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는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원피스와 치마를 입은 남성 모델들 때문이었다. 또 이들은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하이힐’을 신고 런웨이를 걷기도 했다.

젠더리스가 런웨이에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구찌’(Gucci)는 남성 컬렉션과 여성 컬렉션으로 나누던 패션쇼를 2017 S/S부터 통합하고 컬렉션에서도 성 중립적인 제품을 중점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스웨덴 브랜드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는 11살 소년이 남자 아동복이 아닌 성인 여성복과 하이힐을 신고 등장하는 캠페인 화보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이다. 유니섹스 브랜드 ‘커버낫’(COVERNAT)은 올해 상반기에만 히트 상품 서퍼맨 티셔츠를 15만장 이상, 전체 반팔 티셔츠류만 45만장 이상 판매했다. 올해 7월까지 매출은 26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뷰티업계에서도 변화는 시작됐다.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맥’(MAC)은 올해 보이그룹 ‘샤이니’의 태민을 모델로 내세우면서 짙은 색조화장을 한 남성의 모습을 공개했다. 뿐만 아니라 엠피한강의 뷰티 브랜드 ‘릴리바이레드’(lilybyred)와 ‘라카’(LAKA)는 모델로 각각 남성인 권현빈과 윤정재를 내세웠다. 라카는 “성별과 관계없이 취향과 기분에 따라 일상적으로 메이크업 제품을 선택하도록 돕는 것이 라카의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젠더리스 열풍의 원인은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는 젠더리스는 ‘레트로 유행의 일환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 패션업계에서는 성 구분을 짓지 않는 것이 대세”라며 “루즈한 핏이 특징인 레트로의 유행이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함께 젠더리스도 함께 부상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여성성을 강조한 고정적인 디자인보다 레트로한 분위기의 젠더리스룩을 강조한 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며 “이 열풍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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