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치실 관리 ‘구멍’ 관계당국 나 몰라라

칫솔‧치실 관리 ‘구멍’ 관계당국 나 몰라라

기사승인 2019-10-21 14:11:16

구강관리용품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지만, 관련 규격기준과 규제는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치약과 구강양치액은 의약외품으로 분류되지만, 칫솔·치간 칫솔·치실·혀클리너 등은 공산품으로 분류, 안전 관리 기준이 미흡한 것으로 밝혀졌다.

매년 소비자원에 접수된 구강관리용품 관련한 신고는 연평균 51건에 달한다. 이 중 제품에 관련된 신고만 62.5%. 위해 증상 별로 보면 ‘체내 위험 이물질’과 ‘열상(찢어짐)’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연령별로는 만 14세 이상이 50%를 차지해 비단 어린이들의 안전문제에 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강관리용품에 대한 규격기준과 규제가 허술하기 때문이라는 게 진 의원의 지적이다. 현행법상 치약, 구강양치액만 의약외품에 해당해 약사법에 의한 관리를 받고 있다. 

반면, 칫솔, 치실, 치간 칫솔, 혀클리너는 공산품으로 취급돼 의약외품에 비해 낮은 규제를 받고 있다. 어린이 제품으로 출시된 경우에만 공산품이라도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에 의해 별도의 안전성관리를 받게 된다. 결국 인체에 닿는 주요 제품군들임에도 별도의 안전기준 없이 단순히 공산품으로 유통된다는 말이다. 

의약외품으로 분류되는 치약과 구강양치액은 의무등록 자료가 존재해 제조 및 수입업체, 제품명 등의 구체적인 자료 확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칫솔, 치간 칫솔, 치실, 혀클리너 등 일반 공산품으로 분류되는 품목들은 의무등록 자료가 존재하지 않아 제조 및 수입 업체의 정확한 현황파악 조차 불가능하다. 

일부 일회용 제품들은 제조사 등 기본적인 정보조차 사용자가 파악하기 어렵고, 라벨에 표시된 제품의 정보들도 통일되어 있지 않다. 제품별 표기 방식이 혼란스럽다보니, 소비자는 품질이 아닌 마케팅에 의존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외의 경우 미국, EU, 캐나다는 칫솔과 치실을 모두 1등급 의료기기로 취급하고 있다. 특히나 칫솔과 치실은 치약과 왁스 등의 화학물질 사용을 동반해 이에 따른 위해요인이 고려되어 더욱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다. 

지난해 3월 국무조정실이 이 부분의 심각성과 관련 규정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제품안전실무협의회를 여는 등 정부도 대응 마련에 나섰다. 지속적인 노력으로 학계와 대안 마련에 나서며 현재 관련 실험 및 실험결과, 가이드라인까지 모두 제시가 된 상황이다. 

복지부는 관련 인력 부재를 이유로, 협조 관계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규제 강화에 우려를 표하며 산업자원부가 공산품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산자부는 인체에 닿는 제품인 만큼 식약처에서 관리해야 한다며 책임을 미루고 있어 정작 국민의 건강은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진선미 의원은 “국민들의 구강보건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고, 의료계도 치실과 치간 칫솔 등의 사용을 권고하고 있는 만큼 관련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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