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조1위' 그리핀-담원은 왜 무너졌나

[롤드컵] '조1위' 그리핀-담원은 왜 무너졌나

'조1'위 그리핀-담원은 왜 무너졌나

기사승인 2019-10-28 21:12:23

세계의 벽은 높았다. 그리핀과 담원이 4강을 앞두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8강 토너먼트에서 그리핀과 담원은 각각 ‘디펜딩 챔피언’ 인빅터스 게이밍(IG)과 ‘유럽의 맹주’ G2 e스포츠에게 패했다.   

지난 26일 8강 첫 경기에서 그룹스테이지를 A조 1위로 통과한 그리핀은 D조 2위로 올라온 IG와 맞붙었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G2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기에 전문가들은 대부분 그리핀의 우세를 점쳤다. 하지만 2018 롤드컵 우승 경력이 있는 IG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그리핀의 가장 큰 패인은 상체 주도권 싸움에서 밀렸다는 점이다. 특히 IG의 탑라이너 ‘더샤이’ 강승록을 제어하지 못했던 탓이 컸다.  

1세트에서 그리핀이 ‘나르’를 탑으로 기용하자 IG는 카운터인 ‘야스오’로 응수했다. ‘소드’ 최성원은 탑에서 분전했지만 더샤이에게 시종일관 끌려 다녔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IG의 정글러 ‘닝’의 부진이었다.  

‘타잔’ 이승용의 영리한 운영으로 그리핀은 오브젝트를 확보하며 힘을 모았다. 하지만 그리핀의 조합은 후반을 도모하기에 너무 약했다. 반면, IG는 후반에도 강력한 딜을 뽑아내는 챔피언들로 구성했다. 경기 초반 승기를 굳히지 못한 그리핀은 결국 IG의 폭발적인 대미지에 무너지며 1세트 승리를 내줬다. 

2, 4세트에서 소드는 자신의 시그니처 챔피언인 ‘제이스’를 기용했다. 더샤이는 제이스 상대로 다소 불리한 ‘케일’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이날 더샤이는 상성과 상관없이 소드를 찍어 눌렀다. 케일로 ‘도벽’ 룬을 든 더샤이는 소드를 상대로 끊임없이 골드를 뜯어내며 성장했다. 바텀 라인에서 우위를 점했던 그리핀이었지만 더샤이의 활약으로 모두 물거품이 됐다.  

그리핀이 상체에서 버텨주기만 했다면 경기 양상은 달라질 수 있었다. 하지만 탑의 체급 차이가 지나치게 컸다. 이날 소드는 4경기에서 22데스를 기록했으며 팀 내에서 데미지 비율도 가장 낮아 여러모로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날 그리핀은 소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서브 ‘도란’ 최현준을 기용하지 않았다. 도란을 투입한다고 해서 승리를 장담할 순 없다. 하지만 멤버 교체는 다전제에서 충분히 변수를 만들 수 있는 요소이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담원 역시 믿었던 상체가 무너졌다. 

D조 1위로 올라온 담원은 A조 2위 G2와 맞붙었다. 담원 또한 그룹 스테이지에서 IG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기에 G2를 상대로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평가 받았다. 

하지만 G2의 너구리 사냥에 담원은 맥없이 당했다. ‘너구리’ 장하권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룬인 ‘도벽’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G2는 너구리에게 성장할 틈을 주지 않았다. 

1세트에서 너구리가 ‘케일’을 기용하자 G2의 탑라이너 ‘원더’는 제이스로 응수했다. 평소와 같은 양상이었다면 너구리가 골드를 뜯어내며 원더를 압박했을테지만 G2는 영리했다. 정글러 얀코스 ‘그라가스’와 미드 라이너 캡스 ‘신드라’를 동원해 꾸준히 너구리를 견제하며 성장을 저지했다.  

3, 4세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3세트에서는 너구리가 제이스를 선택하자 G2는 ‘요릭’으로 응수했다. 여기에 G2는 캡스에게 라이즈를 쥐어주며 변수를 창출했다. 원더가 요릭으로 너구리를 잡고 있는 동안 캡스는 재빠르게 라인을 정리한 후 쇼메이커 ‘코르키’보다 빠르게 탑‧바텀에 합류하며 팀의 성장을 도왔다. 

4세트는 밴픽부터 불리했다. 담원이 ‘오른’을 선택하자 G2는 ‘야스오-그라가스’ 조합을 기용하며 오른의 궁극기를 무력화 시켰다. 할 수 없이 장하권은 도벽이 아닌 ‘정복자’ 룬을 들고 ‘이렐리아’를 선택했다. 

너구리는 초반 라인전에서 우위를 점하는 듯 했지만 캡스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야스오와 그라가스의 다이브에 네 번 연속 당한 너구리는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에 이르렀다. 

이 과정 속에서 캐니언과 쇼메이커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담원은 G2의 설계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G2는 너구리의 성장을 저지하는 동시에 다른 라인에서 이득을 취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담원은 캡스의 한 수 빠른 로밍과 G2의 과감한 다이빙을 대처하지 못했다.  

아쉽게 준결승 진출이 무산됐지만 희망 또한 엿볼 수 있었다. 

그리핀과 담원은 올해 처음으로 롤드컵을 경험했다. 그리핀은 구단 내부 사정으로 인한 부정적인 여론에도 그룹 스테이지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담원 또한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오며 LCK의 저력을 보여줬다. 

이번 롤드컵을 통해 얻은 경험과 앞으로 시작될 스토브 리그를 통해 팀의 문제점들을 보완한다면 다음 국제대회에서 재도약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창완 기자 lunacy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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