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간에서 여전히 마약 판매 사이트가 활개를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의 도움으로 최근 4년간 관세청에서 적발한 인터넷 마약 판매 사이트 현황을 보면, 당초 적발된 사이트 117건 중 54건이 여전히 차단되지 않은 상태였다.
통상 관세청은 마약관련 사건조사 과정에서 확인됐거나 마약류 판매사실을 적발한 사이트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사이트 주소를 보내 국내접속 차단 요청을 하게 된다. 117건에 대해 관세청은 “방통위에 차단요청 했다”고 밝혔다.
여전히 접속이 가능한 54건의 사이트 중에는 수년간 차단요청을 한 사이트도 포함돼 있어, 마약 판매 차단에 구멍이 있음이 드러난 것. 한 사이트의 경우, 지난 2016년 6월과 7월 대마종자를 국제우편으로 들여온 구매통로로 확인돼 2016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 차단대상 사이트로 분류됐지만 여전히 접속 가능한 상태였다.
관세청이 차단 요청 목록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방통위가 사용하지 않는 문서유통시스템으로 목록을 전송하고 이후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아 차단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다시 말하면, 적발-통보 기관인 관세청이 차단 요청을 했지만, 차단 기관인 방통위가 전달받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마약 사이트가 성행해 온 셈이다.
관련해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인터넷을 통한 마약거래 적발은 ▲2015년 968명 ▲2016년 1120명 ▲2017년 1100명 ▲2018년 1516명 ▲2019년(6월) 1338명이 적발됐다.
김경협 의원은 “인터넷 마약 사이트 대응이 적발-통보 기관과 차단 기관으로 이원화되어 있는데, 차단목록이 제대로 전달됐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아 몇 년째 판매 사이트가 성행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며 “마약사이트 적발과 차단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뤄지도록 즉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