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는 환경부, 집돼지는 농림부”… ASF 컨트롤타워 없다

“멧돼지는 환경부, 집돼지는 농림부”… ASF 컨트롤타워 없다

ASF 한돈농가 “작년부터 환경부에 멧돼지 관리 요청, 무시당해”

기사승인 2019-10-31 14:52:39

정부의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예방과 사후 대책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31일 서울 명동 하남돼지집 1호점에서 열린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오민정 홍보부장은 “ASF가 국내 최초 발생하기 1년 전인 지난해 9월부터 환경부를 비롯한 축산 관계부처에 멧돼지 개체수 통제를 요청했지만 무시당했다”고 밝혔다.

오 부장은 “지난해 환경부는 환경 보존, 생태계 보호 차원에서 멧돼지를 인위적으로 줄일 수 없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ASF가 발생하고 나서야 환경부·농림부·국방부까지 나서서 뒤늦게 멧돼지 개체수를 줄이고 있다”며 아쉬워 했다. 또 “개체수 감소 조치 이외에 멧돼지 사체 수색 및 처리 대책은 아직도 미흡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오 부장은 정부가 ASF 사태를 관리할 컨트롤타워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행 제도상 멧돼지는 환경부 소관, 집돼지는 농림축산식품부 소관이다”라며 “같은 ASF도 멧돼지가 걸리면 환경부가 관리하고, 집돼지가 걸리면 농림부가 관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물 질병 관련 문제에 대해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리기 어렵다. 두 부처가 긴밀히 협업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오 부장은 “환경부는 생태보호를, 농림부는 산업보호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야생동물과 가축을 넘나드는 질병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위원회는 대한한돈협회와 의견을 모아 멧돼지 관리 업무를 환경부에서 농림부로 이관할 것을 정부에 요구할 방침이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WTO출범과 FTA체결 등 수입개방에 대응해 국산 돈육의 경쟁력을 제고하고자 2004년 1월 조성된 국내 돼지농가 농민 기금이다. 위원회는 한돈 홍보, 품질관리, 농가 교육, 사회공헌 사업 등을 진행한다.

한성주 인턴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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