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구단 키움 히어로즈를 둘러싼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구설수는 '브랜드 이미지 향상'을 위해 구단과 메인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한 키움증권에도 득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야구마케팅 효과도 키움증권의 실적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양상이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지난 반기 기준 판관비는 13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다. 비용 증가의 원인은 키움히어로즈와의 스폰서십 계약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1월 서울히어로즈와 2019년부터 오는 2023년까지 5년간 메인스폰서로 명명권(Naming Rights) 계약을 맺었다. 히어로즈 구단이 '키움 히어로즈'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대신 연간 100억원, 5년간 총 500억원의 운영비를 지원하는 것이 스폰서십의 골자다.
스폰서십 계약의 목적이 키움증권의 브랜드 가치 제고와 인지도 향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광고 선전 비용을 연간 100억원씩 추가로 지출하게 된 셈이다. 이는 키움증권의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평균 광고 선전비용인 91억원과 맞먹는 금액이다.
스폰서십 비용을 고려하면, 자기자본 2조원대의 키움증권은 자사보다 덩치가 큰 대형사들보다 더 높은 광고비를 지출하게 됐다. 최근 3년간 대형사들의 연간 평균 광고선전비는 미래에셋대우 207억원, NH투자증권 185억원, 신한금융투자 81억원, 하나금융투자 70억원, 메리츠종금증권 19억원이다.
그러나 비용 증가 대비 실익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키움증권의 야구마케팅이 고객 점유율 및 실적 향상 측면에서 가시적인 효과를 내고 있지 못해서다. 키움증권의 지난 1분기 개인 고객 점유율은 27.15%, 2분기 29.06%, 3분기 30.28%로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높은 스폰서십 비용 대비 광고 효과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뚜렷한 실익이 없는 상황에서 광고 비용은 연초 이후 분기별로 반영되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사가 프로야구 구단의 메인 스폰서로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같은 과감한 도전의 배경에는 인터넷 은행 진출을 노리고 있던 키움증권의 전략적 투자가 있다. 인터넷은행 홍보효과를 감안해 이현 대표가 미리 과감한 지출을 한 셈이다. 그러나 지난 상반기 제3인터넷은행 심사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키움증권은 하반기에 재도전을 포기했다.
이와 함께 키움히어로즈가 끊임없는 구설에 휘말리고 있는 점도 문제다. 키움증권 측이 기대한 '브랜드 가치 향상 효과'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름을 빌리는 계약을 하면서 구설수에 따르는 리스크도 함께 받는다는 것이다.
최근 키움 히어로즈는 선수단의 열악한 처우 대비 임원진이 고연봉을 받는 점으로 인해 도마 위에 올랐다. 또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는 키움 히어로즈 직원이 관련된 '티켓 고가 재판매' 문제로도 비판을 받았다. 횡령죄로 복역 중인 전 대표가 여전히 구단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최대주주인 이장석 전 대표이사는 배임 횡령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티켓 판매비용, 관련 사업 비용이 비리·방만 경영 논란이 이어지는 구단 경영진에게 돌아가는 것이 팬들의 실망을 부른다는 평가다. 한국야구위원회에 따르면 키움 히어로즈는 10개 구단 중에서 홈 경기 관중이 가장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관계자는 “구단 계약이 키움증권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었다고 수치화할 수 있는 자료는 없다”면서도 “조만간 마케팅 관련해서 효과 분석을 하겠지만, 실적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니 홍보 효과는 있었을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구단이 끊임없이 구설수에 휘말리는 점에 대해서는 “최근 문제들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빨리 해결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