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약물 전달 ‘똑똑한’ 캡슐내시경 개발됐다

치료·약물 전달 ‘똑똑한’ 캡슐내시경 개발됐다

기사승인 2019-11-03 12:13:31

조직 채취·약물 주입·체내 위치표식 등 다기능 캡슐로봇이 개발됐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연구진은 차세대 캡슐내시경인 차세대 캡슐내시경을 개발, 동물실험을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제3세대 캡슐내시경은 생검과 정밀 약물주입, 체내 위치표식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연구원은 제3세대 캡슐내시경의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는 인체 내에서 캡슐모듈을 교환하는 개념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제1세대 캡슐내시경은 캡슐내시경 자체의 운동기능없이 인체 연동운동으로 내려가면서 소장의 영상을 촬영 저장하여 추후에 의료진이 영상진단을 하는 방식이었다. 연구원은 이미 국내기업 인트로메딕에 기술이전, 2012년 미국 FDA인증을 획득했다. 제2세대 캡슐내시경은 외부 전자장에 의해 캡슐내시경을 원하는 대로 이동시킬 수 있어 기존의 소장을 넘어 위와 대장까지를 겨냥할 수 있다. 2015년 국내기업 우영메디칼에 기술이전,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이번 제3세대 캡슐내시경은 기존의 영상진단을 넘어 다양한 치료모듈을 개발하여 추후의 내시경 시술 없이 캡슐내시경만으로 소화기 시술을 마칠 수 있게 된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또 소화기 내에서 다양한 캡슐모듈을 선택적으로 분리 및 조립하는 개념을 특허출원했다. 

우선 생검모듈은 영상진단용 캡슐내시경에 조직채취를 위한 소형 칼날, 회전 구동 메커니즘, 조직 보관 챔버로 구성됐다. 생검모듈은 별도의 배터리나 추가 동력원 없이, 이동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외부 전자기장을 그대로 이용하여 동작시킬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됐다. 약물주입모듈은 소화기관내 병변 부위에 국소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데 사용된다. 소화기관내 질환에 대한 기존 약물치료의 경우, 경구를 통해 약을 삼키거나 정맥주사를 이용하여 약물을 주입하게 된다. 

특히 배터리 등 별도의 추가 동력원 없이 약물주입을 수행할 수 있다. 약물주입모듈은 전소화기관 내 국소 병변위치에 정확히 약물을 전달할 수 있으며 이는 인체에 투여되는 약물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로서 약물 과투여에 의한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제3세대 캡슐내시경은 질환에 따라 다양한 진단 및 치료기능이 순차적으로 진행, 이를 소화기관 내에 있는 다양한 캡슐모듈들이 의료진의 조종에 의해 순차적으로 결합 및 분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복지부 ‘마이크로의료로봇 실용화기술개발사업’에서 도출됐다. 

개발책임을 맡은 김창세 교수는 제3세대 캡슐내시경 개발에 있어 대두된 여러 가지 기술적인 난제들에 대해 “가장 큰 기술적인 난관은, 삼키는 알약크기의 캡슐내시경 내부에 넣을 수 있는 치료용 구동메카니즘의 개발에 있었다”며 “매우 제한적인 여유 공간에 추가 자유도를 갖는 동작을 위한 마이크로 메커니즘을 구현하기 위해 아이디어 도출 및 구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 어려움은 기능성 모듈 구동에 필요한 추가 전원의 확보로, 우리는 추가적인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고, 캡슐 구동에 사용되는 외부전자기장을 그대로 이용하여 크기를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생검모듈은 캡슐 내부에 설치된 한 개의 영구자석으로 구동 및 조직채취를 구현하는 메커니즘을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안전성 측면에서 캡슐내시경의 위치이동 중에는 다른 기능이 작동되지 않도록 하거나, 약물주입모듈의 경우 장내 점막하층 (submucosal layer)에 약물을 주입할 수 있는 충분한 힘과 약물이 삽입되는 깊이의 정밀도를 향상시키는 방법 등 의료진의 의견을 반영하여 실용적인 성능 구현을 위해 많은 실험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기술 개발에 참여한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방승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 중인 생검, 약물주입 모듈을 탑재하는 캡슐내시경은 향후 소화기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관련 기술의 선점 및 선도가 의료기기 시장에서는 매우 중요함을 감안하면 이번 개발의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박종오 원장도 “지난 20년간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적으로 기술경쟁력을 갖추었고 이제 기술을 선도할 수 있으며, 결국은 제품 상용화를 할 기업과 협력하여 제품을 출시해야만 한다. 제3세대 캡슐내시경이라는 개념도 우리가 처음으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캡슐내시경을 포함하여 우리가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는 마이크로의료로봇은 한국특화전략기술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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