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의 행동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 하지만 국회와 야당에 대한 날선 비판도 함께였다.
강 수석은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참석차 국회를 찾았다. 그러나 이날 오전 회의는 강 수석의 출석문제를 두고 야당이 반대하며 무산됐다. 1일 국회 운영위에서 강 수석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향한 질타에 고성과 삿대질로 대응한 것에 대한 반응 때문이다.
이에 강 수석은 “제가 잘했다가 아니라, 잘못한 것은 필요하면 백번 사과해야 한다”면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의 발언 속에서 얘기에 끼어든 것은 백번 제가 잘못한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렇다고 고개를 숙이고만 있지는 않았다. 강 수석은 예결위 전체회의 연기와 관련 “저 때문이라고 하면,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겠다. 금요일 소리친 것은 피감기관 증인 선서를 한 사람으로서 잘못한 것이 분명하다”면서도 “이걸 핑계로 국회가 또 공전하면 어떡하나,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국감장에서 항의하고 소리친 것에 대한 유감의 뜻을 전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국회도 생각해야 한다. 오늘만 하더라도 충청지사가 100만명의 서명을 전달하려다가 돌아갔고, 매우 중요한 공적업무였던 약속을 깼다. 국무위위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불신부터 하느냐고 한다”며 국회 운영의 문제점에 대해 자성해야한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와의 만남에 대해서도 그는 “나경원 원내대표에게는 정무수석을 하며 늘 대화 좀 하자고, 청와대와 국회를 왔다 갔다 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를 포함해서 나 원내대표도 개인적으로 찾아뵐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오지 말라고 하는데 찾아가면 오히려 어깃장”이라며 “마음이 풀리고, 필요하면 찾아봬야 한다”면서 화해의 적기가 아님을 시사했다.
한편 강 수석은 지난 1일 있었던 국회 운영위 국감 파행사태에 대해서도 말을 이었다. 그는 “어제(5일) 안보실장과 국정원장, 국방부장관이 ‘이동식발사대(TEL)로 북한이 ICBM을 쏠 수 없다’는 공통입장을 냈다. 야당이 설령 다른 생각이 있더라도, 공식발표는 받아줘야 한다”며 “이런 생각이 그날 거칠게 폭발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회가 원활하지 돌아가지 않는 점에 국민께 송구한 일이고, 나 원내대표와 여러 야당이 이 점을 통 큰 마음으로 양해해달라”면서도 “그날 (전체)영상을 돌려보라. 제대로 답변을 했는데도 ‘어거지’라고 하는 회의진행을 국회가 생각해야 한다. 청와대에서도 늘상 ‘국회는 존중돼야 하고, 그러나 국회도 국민을 존중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