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황기 접어든 미국 부동산 시장, 국내 증권사도 투자 활발

활황기 접어든 미국 부동산 시장, 국내 증권사도 투자 활발

기사승인 2019-11-07 05:00:00

미국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황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증권사들과 연기금들의 대체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국내 부동산 시장이 공급 과잉에 따른 리스크 대비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그룹은 6조9000억원 규모 미국 호텔에 투자(15곳)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내 기숙사 및 아파트 물량에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다시 활황기 접어든 미국 부동산 시장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한때 침체기를 겪었던 미국 부동산 시장이 몇해 전부터 회복되고 있다. 

KB증권이 최근 발표한 ‘2020년, 상업용 부동산의 수요와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아파트 거래규모는 836억달러(96조8088억원)로 지난해 거래규모(725억달러)를 상회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의 거래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공실률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9년 2분기 기준 미국 아파트 시장의 공실률은 5%대를 이어오다 2019년 2분기에 수요가 증가해 최저 수준인 4%대를 기록했다. 2019 년 2 분기의 미국 아파트 가구당 가격은 1만6800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아파트 가격은 2008 년 말 금융위기 이후, 가격이 소폭 하락했으나, 이후 빠르게 회복세로 전환되면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다. 

임대료 수준 또한 꾸준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김미숙 KB증권 해외부동산 연구원은 “미국 노동 시장의 임금 상승 (시간당 23.4달러)과 역대 최저치를 기록중인 실업률이 임대료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호텔업종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증가하는 관광객 수요와 관광 지출의 확대에 따라 호텔 수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상업용 부동산 리서치 업체 CBRE에 따르면 2019년 2분기 기준 호텔 수는 5만6392개로, 총 534만 객실이 미국 전역에서 운영 중이다. 2000년 이후 미국 내 프랜차이즈 호텔 수는 가파르게 증가해 현재 운영중인 전체 호텔의 75%를 차지한다. 이에 반해 유럽의 프랜차이즈 호텔 비중은 26%에 불과하다. 

◆ 금융투자업계, 아파트·호텔 투자 봇물

미국 내 부동산 시장이 호황기를 다시 누리면서 국내 증권업계의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국내 자산운용사로서는 최초로 미국 초고가 아파트 개발사업 대출채권 투자에 참여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과 타이거대체운용은 미국 대학교 인근 민자기숙사 다섯 곳의 지분 95%를 약 3000억원에 매입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미국 아파트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숙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은 현재까지 미국 내 전체 총 35개동의 아파트에 투자했으며 전체 투자 금액은 약 52.5억 달러”라며 “2019년 하반기에 5건의 아파트 자산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현재 한투증권이 투자한 자산은 오스틴, 테네시, 앤아버 지역에 위치한 6~17층 규모의 중층 아파트다. 

또한 호텔 자산에 대한 투자도 거침없다. 김미숙 연구원은 “2019년 10월 기준 미국 호텔 해외 투자금의 71.7%가 한국투자자의 자본으로, 최근 한국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미국 호텔 투자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미국 내 최고급 (5성급) 호텔 15곳을 58억달러(약 6조9142억원)를 투자해 인수했다. 이는 국내 자산운용사가 해외에서 체결한 대체투자 인수계약 중 최대 규모다. 메리츠대체운용도 힐튼, 메리어트, 하얏트 등 글로벌 호텔 체인이 운영하는 미국 내 30개주 92개의 비즈니스 호텔에 투자를 진행 중이다.

국내 증권·자산운용업계의 공격적인 미국 호텔 인수 및 투자는 관광 수입국으로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는 미국 시장 상황을 반영했다. 김미숙 연구원은 “미국은 1위의 관광 수입국으로 2018년 기준 2140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2위 스페인 (740억 달러)과 비교해 3배에 가까운 규모”라며 “미국 방문 목적 중 70% 이상이 관광 및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호텔과 같은 숙박시설 수요도 높다”고 강조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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