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에도 트럼프 재선, 중국은 바란다?

미·중 갈등에도 트럼프 재선, 중국은 바란다?

기사승인 2019-11-11 04:00: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은근히 바란다는 중국 정부의 속내가 전직 고위관료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협상을 이끌었던 차관급 인사 룽융투(76) 전 대외무역경제합작부 부부장은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관세문제 등으로 장기간 충돌하고 있는 중국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룽 전 부부장은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기를 바라며, 그런 일이 일어나면 기쁠 것”이라며 “그는 매일 트위터를 날려 자신의 충동과 기쁨, 짜증 등을 전 세계 6700만 팔로워에게 알리고 있다. 이처럼 속내를 읽기 쉬운 상대야말로 협상에서 최선의 상대”라고 SCMP를 통해 주장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룽 전 부부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속내를 있는 그대로 말하기 때문에 미국의 정책 결정 과정을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만들고 있다”며 “우리는 이전처럼 미국이 무엇을 원하는지, 미국의 실제 생각이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많은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게 됐다”고도 말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물질 중시’ 정책도 중국이 재선을 바라는 이유로 꼽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더 많은 미국산 제품을 수입하게 만드는 등 ‘물질적 이익’에만 관심 있는 투명하고 현실적인 협상가”라며 “이런 문제는 중국이 타협할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자들과 달리 중국 정부의 운신 폭이 좁은 뜨거운 지정학적 문제, 즉 대만이나 홍콩 이슈를 놓고 중국과 싸우지 않는다”면서 “이처럼 정치가 아닌 ‘물질적 이익’을 얘기하는 상대가 협상 상대로서 최고”라고 평하기도 했다.

또한 룽 전 부부장은 “중국이 수입을 늘리는 것은 ‘무역 초강대국’이 되고자 하는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며, 중국 자체의 혁신기술 발전으로 지식재산권 보호 필요성 또한 커졌다”면서, 중국이 미국의 요구대로 수입을 늘리고 지식재산권 보호에 나가며 미·중 무역전쟁이 조만간 타협점을 찾고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한편 미국 대통령 선거 1년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선 풍향계’라고 평가되며 이뤄진 4개 주(州) 지방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의 텃밭을 포함한 3개 주를 뺐기며 ‘참패’한데다,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탄핵조사가 오는 13일(현지시간) 공개청문회로 전환되며 여론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은 지방선거에서의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흑인 유권자에게까지 구애를 하는 등 민심잡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청문회가 공개되며 TV 중계가 집중돼 여론이 악화될 경우 재선가도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철저한 방어를 위한 준비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미국 현지 언론들은 전하기도 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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