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아시아나항공 인수’ HDC그룹 주가 하향 가능성 우려

증권업계, ‘아시아나항공 인수’ HDC그룹 주가 하향 가능성 우려

기사승인 2019-11-13 17:16:16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사실상 확정된 것과 관련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M&A(인수합병)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DC그룹의 지주사와 주력 계열사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HDC그룹의 핵심지주사인 HDC는 전일 대비 5.24% 하락한 1만17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어 주력 계열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3.05% 떨어진 3만1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건설업과 면세점을 주력으로 하는 HDC그룹의 항공사 인수가 시너지를 낼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서다. 

DB금융투자는 13일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순현금 가치, 시너지, 경기 민감도 등의 문제를 감안할 때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DB금융투자 조윤호 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의 기업가치는 개발사업을 통한 부가가치에서 창출되고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중장기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업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며 “하지만 그 유동성을 온전히 항공업에 투자하게 됐고 시너지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면세점, 호텔 등 HDC그룹이 영위하는 일부 사업과 항공업 간 시너지는 존재할 수 있지만 HDC그룹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설, 특히 디벨로퍼와의 시너지는 크지 않을 것이 조 연구원의 주장이다.

KTB투자증권 김선미 연구원도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에는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인수 가격, 투자 구조 및 HDC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하게 될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율 등이 확정돼야 이 회사에 대한 적정 가치 및 투자의견을 재산정할 수 있다. 그전까지는 계속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인수 자금 외에도 아시아나항공의 노후화된 기체 교체를 위한 추가 투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 규모에 따라서는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이 추진 중인 자체 개발사업 추진 계획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 채상욱 연구원은 “인수 과정에서 상각이나 대손 등 추가 불확실성도 있다"며 "주가도 이런 불확실성을 반영해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상반기 순차입금은 5조4936억8611만원으로 전년동기(3조4401억7424만원) 대비 59.69% 급증한 상태다. 순차입금이란 현재 기업 내 존재하는 부채금액을 현금성자산으로 뺀 다음 남은 빚을 의미한다. 즉 현금을 통해 빚을 갚고 난 뒤 남은 차입금이라고 보면 된다. 

앞서 금호산업은 이달 12일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최종 선정했다. 본입찰에는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매입 금액으로 2조4000억∼2조5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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