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에도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차질 영향 無

日 수출규제에도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차질 영향 無

기사승인 2019-11-24 10:26:18

일본이 한국에 대한 3개 핵심소재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한 이후 약 5개월간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의 생산 차질이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의 ‘조건부 연기’ 결정에 따라 진행될 양국 통상당국 간 대화에서 한국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향후 협상의 향배가 주목된다.

다만 일본이 여전히 3개 품목에 대한 개별 심사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업계의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4개 업체는 지난 7월초 일본의 수출 규제 발표 이후 이에 따른 생산 차질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최근 정부에 전달했다.

당초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3개 품목의 대일 의존도가 워낙 높아 수출 규제가 2~3개월 이상 지속할 경우 생산라인 전면 중단 등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으나 결과적으로는 심리적 불안감을 제외하고는 타격이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각 업체가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통해 기존에 확보하고 있던 재고 물량의 생산라인 투입을 효율화하는 한편 이들 품목의 수입 채널을 유럽 등으로 다변화하고 국산화 노력도 병행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제조업 혁신을 위한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자립화'를 추진하던 중에 일본의 이번 수출 규제가 오히려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말 산업부가 '2019년 새해 업무 보고'를 통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올해 핵심 정책 과제로 제시했음에도 당시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최근 들어 범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정책 추진에 힘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이 21일 국회 상임위를 통과하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일본 정부가 3개 품목을 개별적으로 심사하고,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에서 제외한 조치도 유지한다는 방침을 밝힌 데 대해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정부 관계자도 “직접적인 생산차질은 없었을지 모르지만 물량확보 등을 위해 쓰지 않아도 될 비용을 투입하는 등 기회비용은 악재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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