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건강보험의 미래가 “건강한 국민·합리적 의료·안정적 재정 사이클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했다.
26일 오후 국회 본관에서 개최된 ‘국회 보건의료정책 토크콘서트’에서 김 이사장은 국내 보건의료산업 종사자 및 보건의료단체 관계자들이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이사장은 이날 ‘건강보험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위한 준비’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건강보험의 성과와 한계 ▲건강보험 개혁의 현재 ▲건강보험의 미래를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현행 수가 구조를 적정수가로 개선해야만 의사들이 과잉 및 과소 진료를 지양하고 교과서적인 진료를 하게 된다”며 “수가를 비급여를 급여화하면서 재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금년 (문재인 케어로 시행에 따라) 건보재정 지출이 많았다”면서 약 10조 원가량을 사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김 이사장은 “단기보험인 건강보험의 장기 재정 예측은 정확하지 않다”고 말해 일각의 건보 재정 악화 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케어 추진과 관련 “의료비 부담이 크고 의학적 필요성이 큰 비급여 항목을 중심으로 급여화를 하고 있다”며 “의료비 지출로 인한 가계파탄을 막고 적절 진료가 시행되려면 흔들림 없는 문재인 케어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향후 건강보험의 추진 방향에 대한 청사진도 언급했다. 그는 “건강한 국민, 합리적 의료, 안정적 재정을 통해 비용을 아끼고 수입을 늘려야 한다”며 “조기진단 및 조기진료, 평생건강관리를 추진하는 한편, 양질 의료와 비용 효율화로 합리적 의료행위를 유도하고, 공평한 보험료 부과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건보는 생산가능 인구가 늘어나도록 평생 건강관리를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건보공단이 고혈압과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 환자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해 고령화 인구 증가에 따른 생산성 감소가 건보 납부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김 이사장은 “노년층 증가 속도와 건강한 어르신의 확대 속도가 관건”이라며 “건강한 어르신을 늘려 노년층의 생산력 감소를 최소화, 이들이 근로소득을 올린다면 조세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지속가능 위해 사회보험제도 조세방식 필요해"
강연 후 참석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우선 지속가능한 건보를 위해 외부환경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김용익 이사장은 “국민의 의료이용 패턴이 바뀌어야 한다”며 “과다이용 및 과소이용을 줄여야 적정 의료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의료계에 대한 당부도 이어졌다. 김 이사장은 “건보는 옆으로 새는 비용이 거의 없다”면서 “건보 재정 절감 노력을 위해 의사와 의료기관의 동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이사장은 최근 병·의원의 환자 본인확인을 예로 들었다. 그는 “외국인 진료 문제를 방지코자 실시하는 이러한 움직임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의료기관이 건보재정 낭비를 막는 작지만 중요한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또 부과체계 개선 관련 질문도 나왔다. 해외에서 모든 형태의 재원에 대해 부과하는 것을 우리나라도 받아들여야 하지 않느냐는 질의에 대해 김 이사장도 공감의 뜻을 보였다. 그는 “사회보험제도가 고용 시장 위에 있는데 우리나라의 고용시장이 불안해 사회보장제도가 불안하다”면서 “고용시장에서 소외된 사람은 사회보장에서 빠지게 되기 때문에 조세방식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또 “건보는 급여 확대를 해도 불평등이 커지지 않는다”며 “거시적 관점에서 양출재입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건보급여 개혁 방향이 무엇이냐는 질의에 대해 김 이사장은 “큰 틀은 푼 만큼 MRI와 초음파 등을 고려 중”이라면서도 “앞으로의 추진 과정에서 국민 체감도가 많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재인 케어에 신약 개발 및 제약분야의 비중이 약하다는 주장에 대해 김 이사장은 “개인적으로 약이나 의료기기 등에 대해 관심이 없지는 않다”며 “의약품에 대해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적극 활용해야하지만 약가 설정 등은 여러 고려사항이 요구된다. 비용과 효과 대비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