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최초’ 여성 메인뉴스 앵커 이소정 “KBS 혁신 의지 실감”

‘지상파 최초’ 여성 메인뉴스 앵커 이소정 “KBS 혁신 의지 실감”

‘지상파 최초’ 여성 메인뉴스 앵커 이소정 “KBS 혁신 의지 실감”

기사승인 2019-11-27 16:45:51

이소정 기자가 KBS1 ‘뉴스9’ 최초 여성 메인 앵커로 발탁돼 화제다. 정작 KBS 관계자들은 이 앵커 발탁에 성별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KBS의 혁신에 필요한 역량과 상징성을 모두 갖춘 적임자란 얘기였다.

KBS는 2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공원로 KBS 신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새롭게 발탁된 뉴스 앵커들을 소개했다. 간담회에는 ‘뉴스9’ 이소정·최동석 앵커, ‘주말 뉴스9’ 정연욱·박지원 앵커, ‘뉴스광장’ 김도연 아나운서, ‘주말 뉴스광장’ 위재천 앵커가 자리했다. 

이날 KBS 양승동 사장은 뉴스 앵커 교체에 대해 KBS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며 “뉴스 보도 형식을 우선 바꾸고, 뉴스의 내용도 차차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신뢰성 위기, 다매체 환경 등 기성 언론은 난관에 봉착했다. 이에 KBS는 최근 뉴스 제작 방식에 변화를 시도했다. 기존의 취재·보도 방식을 벗어나기 위해 보도국 전면 폐지, 스토리 텔링 방식 리포트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놨다. 이소정 앵커는 이러한 혁신의 상징이다.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앵커 선발 과정을 설명하며 “통합 뉴스룸, 뉴스 제작부서 모두가 참여한 평가에서 이 앵커가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며 “사내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 과정에서도 예외 없이 모두 이 앵커의 기량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 앵커를 통해 KBS가 지향하는 방향성과 가치를 구현해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엄경철 통합뉴스룸국장 역시 이 앵커 발탁 계기에 대해 “여성이라서가 아니라, 능력이 검증된 구성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 앵커의 발탁을 반대한 사람은 KBS 보도국 내에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앵커는 2003년 KBS에 입사해 사회부, 경제부, 탐사제작부를 거쳤다. KBS2 ‘아침뉴스타임’과 KBS1 ‘미디어비평’ 등을 진행했다. 또한 올해 한국방송대상 작품상을 받은 KBS1 ‘시사기획 창-조선학교: 재일동포 민족교육 70년’ 제작에 참여, 취재를 맡았다. 25일부터 KBS 보도국장으로 임명된 엄경철 앵커의 후임으로 KBS1 ‘뉴스9’을 진행하고 있다.

화제의 중심에 선 이 앵커는 이날 의연한 태도로 일관했다. 그는 “축하받을 일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며 “시청자들, 후배들과 계속해서 대화하며 전달자같은 앵커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앵커 발탁에 대해 “KBS가 이렇게 과감한 결정을 할 줄은 몰랐다”며 “KBS가 절실히 혁신을 시도하고 있고,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여성 앵커를 메인으로 내세운 뉴스는 KBS가 처음이 아니다. MBN의 경우 김주하 앵커가 메인 뉴스를 단독으로 진행한다. 그러나 이 앵커는 KBS의 이번 시도가 타 방송사와 차별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밖에서 화제가 된 스타성 있는 앵커를 영입한 것과는 다르다”며 “회사가 조직 내부에서 키워낸 구성원을 믿고 선택해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조직 내부적으로 성찰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기자와 함께 ‘뉴스9’를 진행하는 최동석 아나운서는 “선배와 함께 뉴스를 진행하게 된 사례는 나 뿐”이라며 “이 앵커는 취재력도, 전달력도 모두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앵커는 굉장히 와일드한 성격인데, 나는 부드러운 성격이라 협업이 잘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연욱 앵커는 KBS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자신이 진행하는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을 언급하며 “뉴스 제작을 함께해 나가는 사람들 간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들이 소통하는 프로그램에 앵커가 함께 참여하는 것은 협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KBS가 추구하는 변화와 같은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KBS는 20일 새로운 앵커 발탁 소식을 전하며 “중년의 남성 기자가 주요 뉴스를 전하고, 젊은 여성 아나운서가 연성 뉴스를 맡는 건 방송 뉴스의 익숙한 공식”이라며 “KBS는 이 공식을 확 바꾼다”고 밝혔다. 여성 기자가 메인 앵커를 맡고, 남성 아나운서와 보조진행을 맡는 변화를 “KBS 뉴스 혁신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한성주 인턴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