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시해를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영어 손팻말을 들었다가 고발당한 보수단체 ‘엄마부대’의 주옥순 대표가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협박 혐의로 주 대표를 기소 의견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 판례 등을 살펴봤을 때 협박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15일 주 대표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열린 ‘문재인 탄핵 8·15 범국민대회’에서 ‘Kill MOON to Save Korea’(‘문’을 죽여 대한민국을 구하자)고 적힌 손팻말을 든 혐의를 받고 있다. 팻말 뒤쪽에는 ‘MOON’이라고 적힌 글자 사이를 죽창으로 찔러 피가 흐르는 그림을 그려 넣었다.
주 대표는 이 손팻말을 들고 단상에 올라 “문재인 정권을 하야시켜야 한다”며 “일본에는 36년간 국가를 찬탈한 대가로 (배상)청구권을 받았는데 북한은 6·25 전쟁을 일으켜 3년 1개월간 국토를 폐허로 만들었다. 왜 김일성 독재자와 북한에는 청구권을 요구하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는 시민 고발인단 1752명을 모집해 다음 날 서울중앙지검에 공무집행방해 및 협박 혐의로 주 대표를 고발했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손팻말을 든 것은) 공권력에 대한 협박이자 반국가적 위법행위”라며 “일본 편에 서서 사실을 왜곡하고 악의적으로 비방하는 가짜뉴스를 퍼뜨렸다”고 비판했다.
주 대표는 지난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시민단체인 ‘엄마부대봉사단’을 만들어 활동했다. 자유한국당 디지털정당위원회 부위원장과 공교육살리기 학부모연합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주 대표는 지난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단체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현 정의기억연대)가 북한과 내통한다는 허위사실을 담은 유인물을 배포하기도 했다. 이에 법원은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일본의 경제 보복 조처 등 일본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문제 발언으로 논란을 만들었다.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 직후인 지난 2016년 1월에는 언론 인터뷰에서 “내 딸이 위안부로 끌려가도 일본을 용서하겠다”고 했고,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한창이던 올해 8월엔 “아베 수상님 사죄드립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