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리포트] 궁녀 다이어트 비법,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쿠키리포트] 궁녀 다이어트 비법,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기사승인 2019-12-10 18:02:53
#조선시대 궁녀들도 다이어트를 했다는데~ 
#먹지 않아도 배고픔을 잊을 수 있었다는 '연진복수법'이란?
#지방 분해를 위해 새우젓 식단을 즐겼다?
#간장을 먹지 않고 피부에 발랐다고?
#글// 김정은 365mc병원 신촌점 대표원장
다이어트는 이제 일상 속에 녹아든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 됐다.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외모를 가꾸려는 사람들도 다이어트에 나선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의 조상들도 몸매관리에 신경 썼다는 점이다. 특히 왕의 간택을 받기 위한 궁녀들이 열심히 다이어트를 했다는 이야기가 내려오고 있다. 보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구를 지녔던 궁녀들은 나름의 비법을 공유했다고 알려졌다. 이들의 비법은 현대에까지 구전되고 있는데, 아무래도 독특한 방식이 대부분이다보니 민담(民譚)처럼 여겨지는 인상이다. 실록에선 볼 수 없는 궁녀들의 다이어트 방법 현대 의학의 관점으로 풀이해보자.

◆간장, 먹지 않고 바른다?= 조선시대 궁녀들은 간장을 슬리밍 크림처럼 사용했다고 알려졌다. 목욕으로 땀을 뺀 뒤, 몸에 간장을 바르곤 했는데, 그렇게 하면 허리가 잘록해진다고 믿었다고 한다.  
 
이같은 방법을 사용한 것은 아무래도 간장의 주원료인 콩 속 유사 여성호르몬 성분인 '이소플라본'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부터 콩은 여성에게 좋은 식품으로 여겨졌으며, 많이 먹을수록 보다 여성스러운 몸매로 가꿔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간장을 바르는 것도 이같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그러나 현대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렇듯 간장을 바르거나 콩을 많이 섭취한다고 해서 복부가 날씬해지거나, 허리가 잘록해지는 등 타고난 체형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이소플라본 효과를 얻기 위해서도 간장을 바르는 것보다 구운 콩, 두유, 두부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훨씬 더 유리하다.
 
◆지방 분해를 위한 새우젓 식단= 궁녀들은 다이어트에 발효식을 활용했다고 한다. 주로 거론되는 음식은 새우젓과 초마늘이다. 지방 분해를 돕는 리파아제가 새우젓에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일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현대인이 이들 옛 궁녀들의 비법을 따라 일부러 식단에 새우젓을 추가하게 되면 오히려 과도한 염분 섭취로 체중 조절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방 분해를 돕는 리파아제 역시 우리가 음식을 통해 섭취한 지방질의 소화를 돕는 것이지, 체내에 이미 축적되어 있는 내장 지방을 분해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알아두자.
 
허벅지가 굵어 고민하는 사람은 특히 새우젓 같은 짠 음식을 피해야 한다. 나트륨 성분을 많이 섭취하면 부종을 유발하고, 부종은 림프계의 미세 순환을 저해시켜 하체비만, 특히 셀룰라이트를 유발하는 빌미가 되기도 한다.
 
궁녀들 사이에서 핫한 다이어트 식품 중 하나는 식초에 절인 초마늘이었다는 견해도 있다. 당시 궁궐에서는 아침·저녁으로 식후에 초마늘 2~3쪽을 먹으면 허리가 가늘어진다는 비방이 유행했다고 한다. 일종의 약선(藥膳)이었던 셈이다.

현대적 시점에서 보면 어떨까. 초마늘을 먹는다고 해서 지방흡입을 받은 듯 허리가 잘록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분명 다이어터에게 권할 만한 식품이라고 본다. 마늘 속 알리신은 혈중 콜레스레롤 수치를 낮추고, 식초는 체지방 축적을 억제해준다. 단, 위염·식도염·소화불량 등을 겪는 사람은 자제하는 게 좋겠다. 
 
◆먹지 않아도 배 부르다는 '연진복수법'= 궁녀들은 식욕을 억제하기 위해 이른바 '연진복수법'을 활용했다고 한다. 이는 입에서 힘을 뺀 후 자연스럽게 다물고 혀로 내부를 구석구석 핥아 침을 모은 후 다시 삼키는 행위다. 이를 하루에 360번 반복하면 배고픔을 잊고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동의보감에도 기록돼 있는 배고픔 잊는 법이다.

이런 연진복수법은 식욕을 떨치기 위한 조상들의 현명한 대처법으로 보인다. 식욕, 즉 음식에 대한 갈망을 떨쳐 버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구강자극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식이
상담할 때 뭔가 너무 먹고 싶어서 힘들 때는 양치질을 하거나 껌을 씹는 구강자극을 시도하도록 교육하기도 한다.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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