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 건강보험 보장률이 63.8%로 집계된 가운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당초 정부가 세운 70% 목표 달성을 위해 “계획대로 진행 중이며 문재인 케어는 아주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6일 세종시컨벤션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건보 보장성 확대를 시행한지 1년 반 지났을 때를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라며 “6개월 준비기간 빼면 1년 시행한 결과”라고 밝혔다. 더딘 보장률 속도를 의식한 듯 박 장관은 “과연 이 속도로 70%에 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면서도 “계획에 큰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일부 비급여 항목을 거론, “의료계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속도가 느린 측면이 있다”며 “올해 실적이 나오는 내년도 되면 현재의 63.8%보다는 상당히 올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남아있는 비급여의 급여화는 어려운 항목이 아니”라면서 “가장 어려운 항목부터 급여화시킨 만큼 2022년이 되면 70% 정도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장률 발표를 왜 복지부가 아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했느냐는 질문에는 “건보공단이 자료를 다 갖고 있고 실무를 맡고 있다”며 향후 분석을 통한 정책적 대안이 마련되면 복지부가 보장률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의료적으로 꼭 필요한 의학적 비급여 부분만 없애는 것이지 의료 여러 행위 중 비급여 다 없앨 수 없고 없앨 필요도 없다”며 “신기술은 비급여 형태로 상당기간 남을 수밖에 없고 없앨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건보 보장성 강화, 아주 잘되고 있다”
- 장관 임기 유지하나.
재임기간에 대해서는 장관 본인이 전혀 알지 못한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쉬라고 하면 그 다음날 쉬는 거다. 다만, (나에게는) 쉬라고 말하지 않았다.
- 복지부가 가장 잘한 정책은?
국정과제로 처음부터 명확하게 하겠단 의지를 갖고 비전과 구체적 설계하에 시작했던 제도들이 잘 시행되고 있다. 건보 보장성 강화와 치매국가책임제 등이 아주 잘되고 있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기초생활보장제도 중 부양의무자 조건의 단계적 완화도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정책 발표 초기만해도 정책 지지자들조차 각 제도들에 많은 재정적 소요가 요구되기 때문에 과연 복지부 힘만으로 많은 재원 조달이 가능하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현재 계획에 차질 없이 재정이 조달되었고, 잘 나가고 있다고 본다. 또 기초연금을 20만, 25만, 30만원씩 단계적 인상 및 대상 확대 역시 계획대로 추진 중이다. 아동정책 50년 동안 말만 했지 한 번도 실현되지 않은 아동수당을 과연 이 정부가 실시할 수 있겠냐는 의심이 있었지만, 계획대로 잘 진행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시범사업 형태이긴 하지만, 커뮤니티케어의 경우, 사회적 관심과 지지를 받을 수 있겠다는 확신하여 열심히 추진 중이다.
- 아쉬운 정책을 꼽는다면.
복지사각지대 (해소) 문제다. 나름대로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제도 확대 및 사전 발굴을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각지대를 점검했다. 사실 빈곤 지대를 사전에 걸러내고 예방한다는 것은 이상향에 가깝다. 그럼에도 계속 사건이 발생해 마음이 아프고 정책 담당자로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 정부의 보건복지 정책에 여러 우려도 있는데.
재정확대 속도 너무 빠른 것 아니냐. 복지 포퓰리즘 아니냐고 우려를 한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수준과 국민들의 복지요구수준 볼 때 우리의 (복지수준은) 여전히 낮다. 인식의 격차를 어떻게 메워가고 국민과 대화할것이냐가 핵심이다.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미리 이해 구하지 못한 것은 정책 수행 과정에서 잘못한 것 같다.
‘현금복지’는 현금이 수요자의 욕구를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좋은 수단이다. 현금복지는 OECD 회원국 평균이 60%인 것과 비교해 우리는 현저히 낮아 확대해 나가야 하지만, 마치 현금복지가 나쁜 것처럼 프레임을 짜버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는 노인빈곤율이 OECD 중 가장 높다. 현물인 쌀 대신 현금을 줘서 본인이 알아서 쓰게 하는 게 좋다.
- 올해 국민연금 개편안 통과가 올해는 힘들어졌는데, 어떤 식으로 연금개혁 추진할건가.
복지부의 국민연금 개편 작업은 하루도 쉬지 않고 추진 중이다. 개편안을 불쑥 내밀면 사회적 마찰과 혼란, 논쟁을 가져오게 된다. 결국 보험료율을 인상해야 한다, 인상 방안이 과거와 다르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 인식이 한해에 다 올릴 필요는 없고 서서히 올리면 되고 어느 세대에서는 일정부분 역할만 하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다음 국회에서 어떻게 하면 개편하면 될지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 정치적으로 본격 논의되는 건 다음 국회 열리자마자 시작돼 적은 마찰 겪으면서 마련될 것으로 예상한다.
- 내년 연금 단일안 낼 건가
국회에서 필요하다고 하면 연금 단일안 내겠다.
- 한중일 보건부 장관회의에서 감염병 관련 이전보다 발전한 합의 내용이 있는지.
한일 관계가 썩 좋은 건 아니지만 올해도 개최되었다. 합의한 행동계획 중 핫라인 구축이 포함됐다. 감염병 발생 시 실무자선에서 핫라인 개통을 포함해 장관끼리 주고받을 핫라인도 열렸다.
- 중국에서 발생한 폐페스트 등 민감한 감염병 관련 정보가 현지에서도 충분한 공유가 안됐다. 민감한 감염병의 경우 정보 교류 확대 필요하지 않나.
질병관리본부와 중국은 폐페스트 정보를 긴밀하고 신속하게 주고받아왔다. 환자 상태 및 중국 정부의 대처, 확산 방지 대책 등을 매일 주고받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모아 내년 한중간 워크숍을 열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한중일이 위중한 감염병 발생 시 어떻게 행동하고 지방단위까지 어떻게 행동에 옮길지 도상훈련을 하는데 합의했다. 내년에 대규모로 실시할 예정이다.
- 남북 관계 경색에 따라 남북중간 공동대응 논의도 이뤄졌나.
현재 남북 간 직접적인 보건의료행정은 어렵다. 비단 중국을 통하지 않아도 제3의 국제기구를 통해 어느 정도 협력과 지원을 하고 있다. 보건의료분야에 있어 남북관계는 경색돼 있지 않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북 개성공동사무소를 통해 북한 질병 발생상황을 주고받았는데 현재는 멈춰있다.
-실손보험이나 비급여 관리방안 필요하지 않나.
비급여를 확대시키는 요인 중 하나가 실손보험이다. 건강보험 하나로 통합하는 것을 지향한다. 실손보험의 과대한 기능을 약화시키고 보장성 강화하는 등의 실손보험과 건보의 관계를 법을 통해 규정하려고 하지만, 법의 국회 통과가 잘 안 되고 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