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춘재 8차사건 “국과수 감정, 조작 아닌 오류” 檢 주장 재반박

경찰, 이춘재 8차사건 “국과수 감정, 조작 아닌 오류” 檢 주장 재반박

기사승인 2019-12-18 14:21:26

검찰과 경찰이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의 조작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양측이 상대의 수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검·경 갈등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검·경은 국과수의 감정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한다. 그러나 국과수 감정인의 고의가 개입된 조작인지, 단순 오류인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18일 취재진 설명회를 열고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8차 사건의 국과수 감정이 조작됐다’는 검찰의 주장에 재반박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7일 “8차 사건의 국과수 감정에는 오류가 있었을 뿐, 조작은 없었다”라는 경찰 브리핑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날 반기수 수사본부장은 “검찰은 당시 국과수가 원자력연구원 보고서상 ‘STANDARD’(표준 시료)는 분석기기의 정확성을 측정하기 위한 테스트용 표준 시료이고, 재심 청구인인 윤모(52)씨 감정서에만 이를 사용하는 수법으로 감정서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STANDARD’가 테스트용 모발이 아닌,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가 맞다고 주장했다.

반 본부장은 “당시 보고서를 작성한 원자력연구원 A 박사는 ‘테스트용이라면 옆에 인증 방법, 인증값, 상대오차 등이 기재돼야 하는데 이런 표기가 없다’고 답변했다”며 “스탠다드라는 용어는 국과수가 신뢰도 확인을 위해 보낸 시료명을 그대로 기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 본부장은 “원자력연구원이 분석한 시료의 양이 0.467㎎인 점을 볼 때, 테스트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통상 테스트용 시료라면 1㎎, 10㎎ 등 정형화된 수치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또 “여러 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일반인의 체모를 사전에 분석해 기기의 성능을 테스트했다는 기록이 없다”며 검찰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반 본부장은 “해당 시료의 수치로 윤 씨뿐만 아니라 다른 10명의 용의자에 대해서도 비교 감정했다”며 “유독 윤 씨에 대해서만 엉뚱한 체모(표준 시료)로 감정서를 허위 작성했다는 검찰의 설명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수사본부는 전날 8차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에 대한 원자력연구원의 1∼5차 방사성동위원소 분석 결과와 국과수 감정 내용 등을 발표했다. 경찰은 당시 국과수 감정인이 원자력연구원의 시료 분석 결괏값을 인위적으로 조합·첨삭·가공·배제해 감정상 중대한 ‘오류’를 범했다고 설명했다. 국과수의 감정이 ‘조작’이라는 지난 12일 검찰 발표에 대해 ‘조작이 아닌, 오류일 뿐’이라는 취지로 반박한 것이다.

검찰은 경찰의 브리핑 이후 반박 자료를 내고 “원자력연구원의 1차 분석을 제외한 2∼5차 분석에 쓰인 체모는 방사성동위원소 분석 전 장비의 정확성을 측정하기 위한 ‘STANDARD’ 표준 시료일 뿐”이라며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검찰은 경찰의 18일 취재진 설명회 내용에 대해 “다음 주 중 재심 의견을 법원에 낼 예정”이라며 “경찰 반박에 대해서는 재심 의견서로 말하겠다”고 전했다.

한성주 인턴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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