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간 장외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추세다. 한국장외시장(K-OTC)는 거래량이 큰 폭 증가하고, 시장 체계도 더욱 체계적으로 잡혀가고 있다. 장외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며 코스피, 코스닥 상장을 기다리는 기대주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K-OTC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27억원이다. 일평균 거래금액은 지난 2016년 6억5000만원에서 지난 2017년, 10억9000만원 지난해 27억7000만원으로 매년 급증해왔다.
K-OTC는 국내 유일의 제도권 장외주식시장이다. 지난 2014년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던 비상장주식 장외 매매시장인 '프리보드'를 확대 개편했다. 현재 거래 가능한 비상장 주식 발행회사 수는 134개사에 달한다.
K-OTC의 장점은 거래 안전성과 편의성이다. 통상 사설 중개업자를 통해 이뤄지는 비상장 주식 거래는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가격과 거래체결 과정의 투명성에 대한 불안 요인도 존재한다. K-OTC에서 거래되는 종목들은 증권사 거래계좌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통해 매매할 수 있다.
거래 혜택이 늘어난 점도 활성화에 한몫한다. 지난해 1월부터 중소·중견기업 소액주주(지분 4% 미만, 10억 원 이하)의 K-OTC 시장 거래 시 양도세 면제 대상이 확대됐다. 또 증권거래세법이 개정되면서 K-OTC 시장 거래에 일반 상장시장과 같은 수준의 거래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K-OTC가 점차 활성화되면서 비상장 기업들의 관심도 늘고 있다. 입성을 문의하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 등에 상장하기 전에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고, 또 장외시장에서 거래가 형성으로 상장 시 주관사와 협상이 더 용이한 측면이 있다.
카페24와 지누스, 웹케시 등은 K-OTC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거래되다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했다.
K-OTC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 기업은 대체로 바이오다. 지난 18일 기준 거래량 상위 종목은 비보존과 아리바이오, 피피아이, 메디포럼, 와이디생명과학 순이다. 대장주인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 비보존은 지난 6월 기술특례상장을 통한 코스닥상장을 시도했으나 입성에는 실패했다. 최근 다시 기업공개(IPO) 주관사를 신한금융투자로 선정하고 상장을 재추진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다만 K-OTC는 거래되는 기업 관련 정보가 부족해 투자자들의 정보 접근성이 낮은 것이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기업분석이 대형사 및 관계사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코스닥 상장 기업에 대한 분석 리포트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 속에, 장외시장 종목에 대한 분석 정보는 더욱 찾아보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금융투자협회 이환태 K-OTC부 부장은 “비상장기업들이 외부 노출을 꺼리는 영향도 있다. 다만 최근 DB금융투자 등 일부 증권사에서 관심을 가지고 분석하기도 하면서 정보 제공을 늘리는 추세”라며 “우리도 기업 설명회(IR)를 한다든지, 한국산업기술진흥원·기술보증기금과 같이 기술분석보고서 사업을 작년부터 시행하는 등 정보 제공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