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지난해 부진을 딛고 올해 중형사 가운데 가장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다수의 중형사들은 순이익 감소로 고전했으나 키움증권은 올해 가장 순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리테일에 의존하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수익 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임기 1년을 남겨놓고 있는 이현 사장의 입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소형 증권사(자기자본 1조~3조 미만) 가운데 키움증권의 순이익 증가 폭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은 올해 3분기(분기별 기준) 663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전년동기(485억원) 대비 36.70% 늘어났다. 누적 순이익도 3분기 기준 277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분기(2152억원) 보다 28.8% 증가했다.
이는 올해 부진을 거듭했던 일부 중형사와 대조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다. 키움증권과 비슷한 자기자본을 갖고 있는 대신증권(자본총계 약 2조447억원)의 경우 올해 3분기 917억원의 순이익을 내 전년동기(1477억원) 대비 38.0% 감소했다. 이밖에 자기자본 1조원이 넘는 중형사 신영증권(-43.6%), 유안타증권(-33.0%), 한화투자증권(-33.0%)도 모두 지난해와 비교해 순이익이 감소했다.
키움증권의 이 같은 실적 호조는 리테일에 의존하던 기존 영업 방식을 벗어나 IB(투자금융), 투자운용 부문에서 괄목한 성과를 거둬서다.
리테일 부문의 순이익(1483억원)은 전년동기(1545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침체된 증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선방했다는 평가다.
또한 IB사업과 투자운용 부문에서 크게 실적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키움증권의 IB사업 부문 순이익(누적 기준)은 567억원으로 전년동기(315억원) 80% 증가했다. 투자운용 부문도 전년동기(127억원) 보다 2배 이상 오른 37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키움증권은 부동산금융 부문에서 조금씩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키움증권은 경기도 시흥시 시화멀티테크노밸리(시화 MTV) 내 거북섬 내 해양레저시설 신축사업에 PF금융주선을 맡았다. 키움증권은 SPC(특수목적법인)를 설립해 이 사업의 시행사 웨이브파크에 대한 대출원금 2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올해 당사는 리테일, IB 부문을 비롯해 자회사의 실적 개선으로 시장전망치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리테일 부문에서 시장 거래대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 M/S 최고치를 기록했고, 부동산 금융 부문에서 견조한 수익이 지속되면서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도 “키움증권은 본업(리테일)의 호조에 더불어 연결 자회사 실적도 양호하게 방어했다”며 “실제 증시 부진의 우려가 컸으나 실제 이익은 잘 방어된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자회사 실적의 주요 특이요인으로는 키움저축은행 일회성이익 소멸했고, 키움YES저축은행의 충당금 환입과 키움인베스트먼트의 보유주식의 IPO(기업공개)와 같은 호조가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연말 실적 추정치도 낙관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키움증권의 올해 말 순이익을 역대 최고치(3266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