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꼬박사 이선호의 항문 이야기, 이수역에서]② 항문주위농양 방치하면 난치성 치루로 발전한다

[똥꼬박사 이선호의 항문 이야기, 이수역에서]② 항문주위농양 방치하면 난치성 치루로 발전한다

기사승인 2020-01-08 09:43:38
#똥꼬박사 이선호의 항문이야기: 이수역에서② 치질 수술2
#글// 이선호 구원창문외과의원 대표원장
항문병은 붓거나 피가 나는 치핵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항문 점막이 일부 찢어지는 치열이란 병도 있다. 치열의 증상은 배변 시 칼로 베는 듯 따끔한 느낌에 약간의 피가 묻어 나오기도 한다. 치열이라는 병도 꽤 흔한 항문병이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빈발한다. 

치열은 변이 단단하거나 너무 힘주어 배변할 경우, 또는 스트레스 등으로 항문 괄약근이 과도하게 긴장하며 좁아지는 경우에 주로 생긴다. 배변 시 항문 점막이 조금 찢어졌다 해도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여 부드러운 배변을 유도하고 따끈한 물로 좌욕을 하여 항문 괄약근의 긴장을 풀어준다든가 혈액순환을 개선해주면 증상이 없어지게 된다. 

약물 치료도 도움이 되므로 초기에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로 병증이 깊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위와 같은  보존적 요법이나 약물치료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좀 개선되는 듯하다 자꾸 반복되는 경우도 있다. 만성화되면서 찢어진 상처가 궤양화되고 피부 꼬리가 발생하고 괄약근이 섬유화되며 항문이 많이 좁아져 있는 경우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치열 수술은 과도하게 좁아져 있는 괄약근 부위를 찾아내서 그 부분의 과긴장 상태를 풀어주는 수술이어서 수술 후 괄약근 압력이 약해질 수 있다. 수술은 10분 정도면 끝나고 수술 후 일상생활도 크게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비교적 간단하다. 그렇지만 괄약근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기에 정확한 부위를 찾아 과하지 않도록 수술하려면 세심한 주의와 정교한 수술적 기술이 필요하다. 

항문 주위에 염증이 생겨 고름이 고이거나 가끔 진물이 흐르는 병도 있다. 고름이 고여 있는 경우를 항문주위 농양이라고 하고, 약간 양의 진물이 나오거나 또는 진물이 나진 않아도 항문 안팎을 관통하는 통로가 만져지는 병을 치루라고 한다. 두 병명은 증상에 따라 다르게 부르지만 병의 발생 원인은 같은 뿌리다. 대개 항문주위농양이 선행하고 이후 염증이 가라앉으며 치루관이 형성되는 식이다. 

다른 항문병과는 달리 항문 주위에 고름이 고이면 즉시 배농 수술을 해주어야 한다. 다른 항문병은 수술하지 않고 보존요법을 하며 지켜보는 경우도 많지만 항문주위농양은 그렇지 않다. 발병 직후 바로 수술하지 않으면 수 일 내에 고름이 이리저리 퍼지며 병이 복잡하고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맹장에 충수염이 생기면 빨리 수술하면 간단한 수술이 되지만 시일이 늦어지면 복막염이 되어 큰 병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고름집이 커지기 전에 빨리 수술하는 것을 강조하는 이유는 또 있다. 고름을 배농시킨 후에 염증이 가라앉은 부위에 염증을 반복하는 가느다란 볼펜심 같은 통로가 형성되는 경우를 치루라고 하는데, 고름이 크게 형성되었다면 그 치루관 또한 복잡한 양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루 수술은 간단치 않다. 괄약근을 관통하고 있는 원통형 조직을 들어내려면 괄약근의 절개가 따르기 마련인데, 괄약근의 절개는 항문 조절력의 약화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순 치루와 복잡 치루의 수술은 수술 후 경과나 재발률 그리고 괄약근의 손상 정도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치루는 오래 놔두면 병이 심각해질 수 있으므로 꼭 수술하여 제거해야 한다. 치루 수술은 그 병의 다양한 형태만큼이나 많은 수술법이 개발되어 있다. 괄약근의 손상을 줄이기 위한 수술법도 많이 고안되어 있다. 다만 괄약근 손상을 최소화시키는 방법은 수술 재발률이 좀 더 높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선호 구원창문외과 대표원장은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졸 
 -일반외과 전문의/ 의학박사 
 -대장항문외과 전문의 
 -대한 대장항문학회 평생회원 
 -일본 대장항문병학회 회원 
 -일본 사회보험중앙병원 대장항문병센터 연수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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