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가 병원 간접고용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이행을 위해 정부가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지난해 11월5일 국가인권위원회는 ‘간접고용 노동자 노동인권 증진을 위한 제도개선 권고’를 통해 위험의 외주화 금지, 위장도급 근절, 간접고용 노동자 노동3권 보장 등을 권고했다.
특히 인권위는 생명·안전업무와 관련 “해당 업무는 속성상 상시적 지속적인 경우가 많고, 업무가 전면 중단될 경우 국민의 생명 건강 신체의 안전과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하는 특성이 있으며, 사고발생시 노동자의 건강과 안정에 위험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참고해 생명·안전 업무를 구체화하고 이 업무에 대해서는 고용이 안정된 노동자가 담당하도록 하여(후략)”라고 명시했다.
대부분 대형병원에서 시설관리, 청소, 세탁, 급식, 경비, 진료보조, 간호보조, 차량 운전, 안전 관리, 환자이송, 약제 및 검사물 이송 업무 등을 외주화해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업무 중에는 환자 진료와 직접 관련이 있지만 편법을 동원하거나 노동자는 바뀌지 않지만, 용역업체만 바꾸는 사례도 존재한다. 간병인의 경우만 해도 환자 및 보호자와 계약 관계를 맺는 특수고용 비정규직으로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병원 내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업무는 ‘생명·안전업무’에 해당한다고 본다. 노조는 비정규직에게는 제대로 된 교육, 훈련의 기회도 제공하지 않았고, 적절한 보호구조차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장 큰 문제는 병원 현장의 진료보조, 간호보조 업무다. 이 경우 불법 파견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국립대병원에서는 물품 소독 및 준비, 환자 병력조사 및 혈압측정, 환자 식이 및 배설 보조, 체위변경 등 간호조무사 업무를 하는 진료보조 인력을 용역업체로부터 공급받았다. 이들은 병원에서 일할 때 병원과 정규직 간호사들에게서 업무 지시를 받아 파견 노동을 했다. 그러나 간호조무사의 업무는 파견이 금지되어 있어 불법 파견 판결을 받기도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병원의 모든 노동자는 관련 교육, 훈련, 관리 체계를 받아야 하며, 이는 병원 의료의 전반적 질 향상을 위해 필수적인 조건”이라며 “병원의 모든 노동자는 직접 고용되어야 하며, 병원의 교육, 훈련, 관리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생명 안전업무는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기준을 마련하라는 인권위의 권고는 정부방침 발표 이후 2년6개월여 장기투쟁 중인 국립대병원 간접고용 노동자의 정규직화 투쟁에 당장 적용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