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부동산 PF 분야에 타협 없는 고강도 규제를 이어가고 있다. 금투업계에서는 소통을 통한 규제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부동산 PF와 관련해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증권사들과 협의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소통을 통한 규제 완화를 요구하지만, 금융위원회의 입장이 완고해 건의가 반영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은성수 위원장은 부동산 개발사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삼가라고 재차 못을 박았다. 은 위원장은 지난 7일 증권사 사장단을 만나 "벤처·중소기업에 공급돼야 할 자금이 명목상으로만 중소기업인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부동산 개발사업 등에 제공된 규모가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IB의 영업이 벤처·중소기업이 아닌 부동산에 집중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종투사 IB의 신용공여대상으로 규정된 중소기업의 범위에서 특수목적회사와 부동산 관련 법인을 제외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규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현행 규제 방침이 현실 반영이 안 된 일률적이고 일방적인 수준이라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사실상 리스크관리를 통해 문제가 생길 여지를 막고 선순위 위주로 진행해왔는데 획일적인 규제로 인해 난감한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에서 업계 입장과 상황을 좀 더 제대로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호소했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부동산 PF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이번 규제안은 일률적인 양적인 부분과 질적인 부분도 같이 볼 필요가 있는데. 양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춘 측면이 있다"며 "전문성을 갖추고 관리를 잘 해온 회사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향후 규제 조정 방안에 대해서 "조정이 이뤄진다면 질적인 부분에 대한 고려, 어디까지를 부동산 PF로 볼것인가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부적으로 안을 만들면서 해외부동산투자, 개발단이나 임대사업 등 규제 범주 적용에 대한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가 고강도 규제를 밀어붙이는 것이 금융안정성 목적 보다는 부동산시장 자금을 막기 위한 조처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증권사 부동산PF의 질을 따져보면 위험수준이라고 할수 없음에도 일률적인 규제를 시행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한 부동산금융 전문가는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증권사들까지 타격을 받는 상황이 맞다"며 "리스크 수준을 감안해서 규제를 적용하는 등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또 "일방적인 규제로 증권사의 우량 자금을 막음으로써 부작용이 생길 여지도 크다. 오히려 부동산 금융비용이 증가해서 공급 가격만 올리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