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10일부터 내달 19일까지를 춘윈 기간으로 잡았다. 이 기간 동안 약 30억명이 이동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때는 해외여행도 봇물을 이룬다. 예측된 수치만 보면 7900만명이 항공기를 타고, 배는 4500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억’소리 나는 대규모 이동을 맞아 국내 유통가는 춘윈 특수를 기대한다. 문제는 이들 틈에 섞여 있을지 모를 ‘불청객’이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쁠 수 있지만, 대규모 인구 이동은 질병의 확산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능성은 현실이 됐다.
10일부터 시작된 중국의 춘윈 기간과 맞물려 다음 주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설 연휴가 시작된다. 대규모 인구 이동 기간은 질병 검역에 있어 비상 상황이나 다름없다. 특히 지난달 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화난 수산시장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novel coronavirus) 감염 상황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지난 14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발생했다. 중국이 아닌 지역에서의 첫 감염자가 발견됨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 중국 국민보건위원회(National Health Commission; NHC), 홍콩 보건부 산하 건강보호센터(Centre for Health Protection; CHP), 태국 보건당국은 발칵 뒤집혔다.
61세 여성 환자는 지난 8일 우한시로부터 방콕 수안나품 공항을 통해 입국 시 고열을 호소했다. 방콕내 지역 의료기관에 내원한 환자 샘플 테스트 결과,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태국 보건당국은 현재 환자가 회복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WHO는 여행 시 개인들이 음식과 환경 위생에 만전을 기할 것을 촉구했다. CHP 대변인은 “CHP는 WHO, NHC, 태국 보건당국과 감염 확대 등 위험 요소 모니터링에 공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NHC는 우한시내 일부 감염자 사례를 거론했다. 이들이 바이러스 발생지인 화난 시장을 방문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한시 건강위원회는 15일(현지시간) 감염된 41명 중 일부가 화난 수산물 시장에 방문하지 않았고, 다른 그룹 중 일부는 시장 물품 공급자로 시장 판매자나 구매자와 자주 접촉했다고 발표했다.
한 번도 수산시장에 방문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 여성 환자의 남편은 시장에서 상인으로 일했다. 남성도 감염돼 이들 부부는 가족 감염자로 분류됐다. 위원회는 나머지 환자의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위원회 관계자는 “역학 조사결과 사례가 발견되지 않아 사람간 감염은 배제했고, 위험성은 낮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는 “최고단계의 검역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질본 위기대응생물테러총괄과 관계자는 “우한시 직항기 입국자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 단계의 검역을 하고 있다”며 “입국자 1인에 대해 발열 감시 카메라가 아닌, 개별 발열확인을 실시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태국 사례를 예로 들어 “태국에서도 공항 발열감시에서 감염자가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사람간 전파와 관련, “(우한시 부부 감염자) 매우 밀접한 접촉자에 의한 감염 사례”라면서 “태국 보건당국은 자국 내 환자와 일상 접촉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말인즉슨, 대화 등 일상 접촉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은 낮다는 이야기다. 이는 우한시 건강위원회의 발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편, 우한시 건강위원회는 수산시장에서 채취한 샘플로부터 신종 바이러스 테스트는 양성을 보였지만, 바이러스 창궐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