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경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연기 사태

[알기쉬운 경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연기 사태

기사승인 2020-01-17 05:00:00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라임자산운용이 판매사들에게 또 수천억원 규모의 환매연기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벌써 세번째 환매 중단입니다. 일각에서는 라임 환매 중단 규모가 약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라임자산운용이 펀드의 환매 연기를 중단하는 것이 어떤 문제가 되는 것일까요? 

펀드의 환매란, 투자자가 투자한 지분을 회수하는 것을 말합니다. 투자자가 환매청구를 하게 되면 담당 회사는 환매대금을 지급하고 지분을 소각해야 합니다. 투자자들은 통상 수익률이 좋을 때 환매를 하려고 합니다. 환매의 '타이밍'이 중요한 이유죠. 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중단한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청구에 대해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10일에 사모사채와 메자닌 관련 펀드, 14일에 무역금융 펀드의 환매를 연기하겠다고 두 차례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라임자산운용 측의 환매 중단이 금융사기와 연관되어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펀드를 방만하게 운용하면서 수익률 부풀리기를 했다는 것입니다.

라임 자산운용은 같은 달 환매를 중단하기 직전, 정상펀드 자금을 빼내 부실한 펀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전해서 '펀드 돌려막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습니다. 라임 측이 이같은 돌려 막기를 여러 펀드에 걸쳐 하면서 문제가 연쇄적으로 터지게 됐다는 겁니다. 최근 세번째 펀드 환매 중단 입장을 내놓은 '라임 크레디트인슈어런스무역금융펀드'는 문제가 없는 상품이었음에도 돌려막기의 피해를 본 사례에 해당합니다.

라임 사태에 얽힌 의혹은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환매가 중단된 펀드 중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의 경우, 투자처인 미국 헤지펀드 운용사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이 헤지펀드 손실을 숨기고 가짜 대출채권을 판 혐의를 받습니다. 해당 회사는 증권사기 혐의로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라임은 이같은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투자처를 변경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자금 유동성 확보에 급급해 무단 행보를 했다는 겁니다. 또 이 과정에서 펀드의 기준가격을 조정함으로서 수익률을 높여 신규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들이기도 했습니다. 손실 사실이 알려졌다면 기준가격이 낮아졌어야 함에도, 오히려 손실이 난 부실자산의 표면적 수익률이 올라간 거죠.

라임 펀드의 투자자들은 은행과 증권사 등을 상대로 불완전 판매 의혹을 제기하며 소송에 나섰습니다. 라임의 펀드 판매건 중 적지 않은 비중이 은행에서 팔렸는데, 투자자들 중에서는 해당 펀드가 '전혀 손실 위험이 없다'는 말에 속아 가입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또 판매사 측에서는 자산 부실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펀드 판매사들도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라임을 상대로 소송에 나선겁니다. 판매사 측에서는 자산 부실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책임은 펀드 운용사인 라임 측에 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운용사인 라임이 판매사를 속여 자산 부실 사실을 감췄다는 겁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서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부상하고 있습니다. 사모펀드 규제를 완화하면서도 문제 발생에 대비한 불법행위 처벌 등의 대책이 부실했다는 겁니다. 또 운용사 등에 대한 관리 감독 소홀도 문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오는 말일, 내달 초 중으로 라임 펀드에 대한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제재에 나서겠다는 입장입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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