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 금융업계 1~2위 그룹이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승자’와 ‘폐자’가 가려졌다. 신한금융은 업계 1위 수익을 기록하며 선도금융그룹의 위상을 드러냈고, KB금융은 재도전까지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전날 실적발표를 통해 2019년 연결기준 3조3118억원(지배지분)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 보다 8.2%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경쟁사인 신한금융의 실적을 뛰어넘지는 못 했다. 하루 앞서 실적을 발표한 신한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4035억원으로 KB금융보다 917억원 더 많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실적 차이는 결정적으로 비은행 부분에서 발생했다. 은행 부분에서는 KB금융의 주력 자회사인 KB국민은행이 2조4391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2조3292억원을 시현한 신한은행을 1099억원 앞섰다.
하지만 비은행 부분에서 신한금융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의 지분 59.15%에 대한 손익이 지난해부터 그룹 손익으로 반영되면서 그 격차가 뒤집어졌다. 오렌지라이프는 지난해 27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59.15%인 1606억원을 지주 실적에 반영했다.
여기에 신한카드(5088억원)와 신한금융투자(2208억원), 신한생명(1239억원), 신한캐피탈(1260억원) 등 비은행 자회사를 모두 포함할 경우 총 1조2112억원에 달하는 순익이 비은행 부분에서 발생했다.
반면 KB금융은 KB증권(2579억원), KB손보(2343억원), KB국민카드(3165억원), KB캐피탈(1170억원) 등 비은행 부분 순익이 1조원 규모에 그쳐 신한금융과 2000억원 상당의 차이를 보였다.
KB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며 “국민은행이 지난해 높은 실적으로 시현했지만 그 효과가 오렌지라이프로 상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올해 오렌지라이프 완전 자회사화를 통해 KB금융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럴 경우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1000억원이 넘는 격차가 더 벌어진다.
KB금융은 이에 올해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승부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인수를 결정한 캄보디아 프라삭의 인수절차를 올해 마무리하고, 추가적인 M&A에 나서겠다는 것. 실제 KB금융은 시장에 매물로 나온 푸르덴셜생명의예비입찰에 참여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김기환 KB금융 재무총괄 부사장은 이날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서 M&A를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수익방향과 펀더멘탈에 도움이 된다면 업종에 제한을 두지 않고 (M&A 매물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푸르덴셜생명도 잠재적인 인수타겟이 될 수 있다”며 “잠재 인수타겟에 대해 면밀히 분석해 신중하게 의사결정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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