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2차전지 소재’…철강·화학업계, 소재 시장 공략 박차

대세는 ‘2차전지 소재’…철강·화학업계, 소재 시장 공략 박차

전기차 배터리와 핵심 소재는 바늘과 실

기사승인 2020-02-27 02:00:00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국내 철강·화학 업계가 2차전지(전기차·노트북·휴대폰 배터리 등) 소재 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사 SKC와 포스코의 자회사인 포스코케미칼, 국내 최대 종합 포장 소재기업 롯데알미늄 등이 2차전지 소재 사업 육성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사업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 기업이 육성에 나선 사업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 부문이다. 전기차 시장은 세계적 ‘탈 화석에너지’ 추세에 따라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610만대에서 2025년 2200만대 규모로 대폭 성장해, 글로벌 전체 판매 차량의 21%를 차지할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2차전지 시장의 성장도 두드러지고 있다. 전 세계 2차전지 시장의 규모는 2018년 114GWh에서 2025년 480GWh로 연평균 22%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2차전지 수요 증가와 함께 관련 소재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만큼 생산능력을 적기에 확충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러한 상황을 눈여겨본 국내 기업들도 관련 시장 공략에 나섰다.

롯데알미늄은 헝가리에 2차전지용 양극박 생산공장 투자를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롯데알미늄은 헝가리 터터바녀(Tatabánya)산업단지 내 6만㎡ 부지에 1100억을 투자해 친환경 전기차에 사용하는 2차전지용 양극박을 생산하는 공장을 2021년 상반기에 완공할 예정이다. 양극박은 충전과 방전을 반복할 수 있는 2차전지의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양극집전체에 사용되는 알루미늄박이다.

공장은 올해 4월부터 착공을 시작한다. 2021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다. 롯데알미늄은 해당 공장에서 매해 1만8000톤에 이르는 ‘전기차용 2차전지 양극박’을 생산해 유럽지역 수요업체에 양극박을 공급할 예정이다.

조현철 롯데알미늄 대표이사는 “전기자동차산업의 요충지인 헝가리에 새로운 공장을 세워 유럽의 급성장하는 친환경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고품질, 고효율의 안정적인 양극박을 생산해 배터리 제조사가 더욱 안전하고 효율성이 높은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 케미칼은 LG화학과 대규모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고, 시장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지난 21일 LG화학과 1조8533억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3년간이다. 이번 대규모 수주를 통해 양극재 시장점유율을 높여 사업 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이 되는 소재다. 포스코케미칼은 LG화학에 하이니켈계 NCM(니켈·코발트·망간 원재료로 구성) 양극재를 공급한다. 양극재에서 니켈 비중이 높을수록 배터리 효율이 좋아지는 만큼 주로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제품이다.

회사는 안정적인 양극재 양산체제 확보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광양 율촌산단 내에 축구장 20개 크기인 16만5203㎡ 면적으로 연산 9만톤 규모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전 공정을 자동화한 스마트팩토리로 조성해 제조·품질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이번 공급계약으로 에너지소재사업에서의 성과를 본격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배터리 제조사와 파트너십을 확대해 사업을 글로벌 탑티어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SKC는 글로벌 1위 동박 제조업체 KCFT의 인수를 지난달 완료했다.

SKC가 인수한 KCFT의 동박은 구리를 고도의 공정 기술로 얇게 만든 막이다. 2차 전지 음극재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얇으면 얇을수록 많은 음극 활물질을 담을 수 있어 배터리 고용량화와 경량화에 유리하다.

KCFT는 동박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생산성을 가졌다. 지난해 10월 독자 기술력으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4㎛ 두께의 초극박 동박을 1.4m 광폭으로 세계 최장인 30km 길이 롤로 양산화했다. SKC는 KCFT의 기술력에 SKC의 40년 필름 기술 노하우를 더해 더 얇고 품질이 뛰어난 제품을 개발, 공급해나갈 계획이다.

급성장하는 배터리 시장에 발맞춰 생산능력도 확대하고 있다.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현재 3만톤의 4배 이상으로 늘려나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10월에는 전라북도, 정읍시와 투자협약을 맺고, 내년 상반기까지 정읍공장에 생산능력 1만톤 가량의 5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SKC 관계자는 “인수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인 모빌리티 사업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면서 “KCFT와 함께 모빌리티 사업을 확대하고, 국내 소재산업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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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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