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어린 시절 수두, 대상포진의 원인이 될까

[칼럼] 어린 시절 수두, 대상포진의 원인이 될까

기사승인 2020-02-28 16:37:20
사진=김찬 대표원장, 수원 김찬병원 제공

옷깃만 스쳐도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해봐야 한다. 대상포진은 어린 시절 수두를 앓고 난 뒤에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저하되면 피부에 물집이 잡히며 통증을 수반하는 대표적인 신경계 질환이다. 예전에는 50대 이상의 장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병이었으나, 최근에는 과로와 스트레스 등으로 젊은 층에서도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하면 2010년 약 48만 명이던 대상포진 환자가 2018년 약 72만 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진료 인원은 5년간 연평균 3%씩 늘어나고 있으며, 여성 진료 인원이 남성의 1.6배였으며 50대 이상이 전체의 63%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포진은 발진이 나기 전에 특징적인 전구증상이 나타난다. 수포가 발생하기 전 그 부위에 뻐근하고 쑤시는 증상이 있다가 피부에 띠 모양(一자 모양)으로 감각이상과 감각 둔화가 발생하면서 찌릿하거나 저림증상 혹은 가려움증을 동반한다면 대상포진의 전구증상임을 의심해야 한다.

일반적인 피부발진과 대상포진을 구별하는 방법이 있다. 우리 몸은 좌우 양쪽으로 신경절들이 존재하는데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대게 하나의 신경절을 침범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피부발진과는 다르게 몸 전체에 퍼지지 않고, 신체의 좌, 우 중 어느 신경 한쪽으로만 띠 모양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대상포진은 발병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게 되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대상포진의 전구증상이 감기 몸살과 비슷하고, 통증으로 인해 목디스크나 허리디스크로 오인을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반드시 통증의학과를 방문해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우선이다.

대상포진 치료 방법에는 항바이러스제 투여, 통증을 줄이는 약물치료와 신경치료가 있다. 대상포진은 단순한 피부병이 아니고 수두바이러스가 신경뿌리를 공격한 질환이기 때문에 손상된 신경치료를 병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대부분 대상포진은 발진, 수포, 딱지가 생기고 한 달을 전후하여 완치되는데, 한 달이 지나도 감각이 둔하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이는 대상포진 후유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행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신경손상이 심한 경우 발생하는데 통증이 수년에서 수 십 년까지 이어지는 만성 통증에 시달릴 수 있다.

50세 이상 또는 면역력이 약한 고령환자의 경우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조기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발병 초기부터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피부 발진 후 항바이러스제 복용과 함께 공격당한 신경에 염증을 줄여주는 신경뿌리 주사 치료를 병행한다면 빠르게 호전될 수 있다.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면 발병하게 되므로 대상포진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으로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하고 적절한 유산소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상포진은 단순한 피부병이 아닌 바이러스에 의한 신경계 질환이므로 신경뿌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50세 이상 분들에게는 대상포진 발병률을 50% 정도 감소시켜주는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추천한다.


글. 수원 김찬병원 김찬 대표원장

김영보 기자
kim.youngbo@kukinews.com
김영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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