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성모병원 "코로나 환자 받겠다...음압병상 최대 18개 확보"

은평성모병원 "코로나 환자 받겠다...음압병상 최대 18개 확보"

'2주 잠정 폐쇄' 은평성모병원, 진료재개 임박..코로나19 관련 역할 고심

기사승인 2020-03-06 03:00:00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은평성모병원이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최대 18개 음압병상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병원 폐쇄 조치가 풀리는대로 중증 환자 치료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5일 권순용 은평성모병원장은 "병원 폐쇄 해제 명령과 동시에 진료기능을 재개할 준비가 되어있다.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중등도 이상의 환자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병원이 보유한 최신식 음압병상 7개에 이동식 음압기를 활용해 약 15~18개 음압병실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은평성모병원은 지난달 21일 병원 이송요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이날까지 약 2주 동안 잠정 폐쇄 상태다. 접촉자에 대한 자가격리 기간이 오는 9일까지로 임박한 만큼 조만간 폐쇄 조치도 해제될 전망이다. 현재 서울시 등와 진료 재개 시 국민안심병원, 중증환자 치료기관 등 코로나19와 관련 어떤 역할을 맡을지 막바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권 병원장은 "한바탕 곤욕을 치렀지만, 다시 개원하게 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청정인 의료진과 소독방역이 완비된 시설을 보유한 병원이 된다"며 "국민안심병원, 중증환자 치료병원 등 어떤 형태든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은평성모병원은 첫 원내 확진자가 발생한 병원이다. 당시 원내감염의 온상으로 지목되며 지탄을 받았지만, 역학조사 결과 원내 감염자는 2명에 불과한 것ㅇ 확인됐다. 또 지난달 29일 확진자와 접촉한 의료진을 포함해 병원 교직원, 재원환자, 협력업체 등 총 2725명(총 검사 건수 3279건)에 대한 검사 결과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약 800병상을 보유한 은평성모병원의 하루 외래 진료 건수는 평균 3000여건, 응급의료센터를 찾는 인원은 평일 기준 180여명에 달한다. 폐쇄 직전 640명이 입원했던 이 병원에 남아있는 환자는 200여명 남짓. 최신식으로 설비된 음압병상 7개도 비어있다.

갑작스레 병원이 폐쇄되자 환자들도 패닉에 빠졌다.'코로나 포비아'가 확산하면서  이 병원 진료 이력이 있는 환자들이  다른 병원에서도 문전박대 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같은 재단인 서울성모병원이 일부 환자를 흡수해 치료하고 있지만, 지역거점의료 기능은 멈춰선 상태다. 

권 병원장은 "안타까운 것은 의료기관이 폐쇄됨으로써 지역 내 응급 환자들이 빠른 치료기회를 놓치고  다른 질환 환자들도 치료연속성이 없어진 것이다. 150만 명의 지역민을 담당하는 거점병원의 역할이 중단되니 의료전달체계가 붕괴되고, 원내감염의 온상인 것처럼 잘못 비춰져 마음이 아팠다"며 "앞으로 실추된 병원 위상을 올리고 지역 거점병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에서는 확진자 발생을 이유로 장기간 병원을 폐쇄 조치한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의료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병원을 2주까지 폐쇄한 것은 지나쳤다. 병원 시설은 방역을 위해 하루 정도 문을 닫았다가 재개하면 충분하다. 또 확진자와 접촉한 의료진과 환자의 경우 14일간 자가격리하고, 그 외 의료진은 증상보고를 능동적으로 해야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병원을 통채로 며칠째 폐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병원 폐쇄 및 진료개시에 대한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행 기준상 시설 방역 등 확진자 발생 병원이 재개원 준비를 마치더라도 지방자치단체의 허가가 있어야만 진료를 개시할 수 있다.

임영진 대한병원협회장은 최근 은평성모병원을 방문해 "모든 교직원 및 재원환자의 PCR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고, 접촉자 또한 1인실에서 격리 관리하는 등 더 이상 병원감염 확산 우려가 없기에 하루빨리 진료 재개가 이뤄져야 한다"며 "기존 환자들과 지역내 의료체계를 위해서라도 병원 정상화가 시급하다”며 “대내외 환경을 고려한 폐쇄 및 진료개시 기준의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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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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