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코스피가 1840선을 내주며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급락세가 이어져 한국거래소가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사이드카 발동)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전염병 대유행)을 선언하면서 글로벌 증시에 하락장이 이어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하단이 최저 1600~1700선까지 갈 수 있다고 보고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3.94p(3.87%) 급락한 1834.33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하루에만 코스피 시가총액이 49조5444억원 증발했다. 장중 한때 1808선까지 떨어지면서 한국거래소가 사이드카를 발동하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 사이드카는 지난 2011년 10월4일 이후 약 8년 5개월 만의 일이다. 유가증권시장 매도 사이드카는 선물 가격이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할 때 발동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5376억원, 2838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8971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업종별로는 기계(-7.3%), 의료정밀(-6.7%) 건설업(-6.0%), 은행(-6.0%) 등이 높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2.12p(5.39%) 내린 563.49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482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873억원, 686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업종별로는 운송(-7.9%), 종이목재(-7.7%), 비금속(-7.4%), 오락문화(-7.2%) 등이 높은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오전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대국민 성명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점도 지수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 시장에서는 대국민성명에 경기부양책과 유동성 공급 방안 등이 포함될 것을 기대했으나 발표 내용은 여행 제한에 집중됐다.
업계에서는 지수가 더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연구위원은 "이번에 코스피가 최대 1600선까지 내려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며 "미국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증시 폭락 영향이 직접적으로 우리 증시로 넘어오는 상황이다. 경기가 급속도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지수 하단을 열어놓고 방어적인 투자 자세를 가져가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김형렬 리서치센터장도 코스피 밴드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김 센터장은 "2분기 이내에 수습된다면 단기 충격에 대한 경기부양정책에 따라 선별적으로 회복되는 차별화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2분기 이상 지속될 경우 위험자산에 대한 가치조정(Devaluation)을 고민해야 하고, 이후 정상화되는 기간은 길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며 "올해 코스피 밴드는 1750p~2200p로 수정될 수 있다. 앞으로 정부와 한국은행의 정책기조 변화에 따라 코스피의 레벨 다운을 최대한 축소하는 전환을 기대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연일 증시에 충격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도 비상 대응에 나섰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지난 10일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강화한 데 이어, 앞으로도 시장상황에 따라 필요한 경우에는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주저하지 않고 추가적인 시장안정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관투자가의 역할도 재차 강조했다. 손 부위원장은 "이럴 때일수록 충분한 자금력과 손실감내 능력을 보유한 기관투자자가 장기적 시계에서 시장의 움직임을 보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원화는 3일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5원 오른 1206.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국내증시에서는 코스닥 4개 종목이 상한가에 거래를 마감했다. 휴마시스가 전거래일 대비 490원(29.97%) 오른 2125원에, 한프가 145원(29.96%) 오른 629원에, 인트로메딕이 875원(29.91%) 오른 3800원에, 이씨에스가 975원(29.86%) 오른 424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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