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해결 난항, 쌓여가는 피해자 울분

라임 사태 해결 난항, 쌓여가는 피해자 울분

기사승인 2020-03-19 05:16:00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수억대 손해 앞에 판매사는 아무런 대책도 답도 없다. 누구 하나 죽어야 끝나겠나"

대신증권 라임 펀드 환매 피해자들은 18일 서울 중구 대신증권 본사 앞을 찾아 시위를 열고 이같이 울분을 토해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대신증권 임직원이 라임 사태의 책임을 지고 퇴진할 것을 촉구했다. 대신증권 반포 WM센터에서는 라임 펀드 전체 판매액 5조7000억원 중 1조원 가량이 판매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피해자 A씨는 "판매할 때는 그렇게 친근했던 내 담당 PB는 뭘 물어보아도 대답이 없고 연락조차 제대로 받지 않는다"며 "대신증권에서는 사과 한마디는 커녕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사태에 대해 책임의식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소통을 해야하는데, 이게 대신증권이 고객을 대하는 방식인가"하고 울분을 토했다.

다른 피해자는 "피해액이 억대에 달한다. 수억대 손해 앞에 판매사는 아무런 대책도 답도 없다. 정말 말 그대로 누구하나 죽어야 끝나는 것이 아닌가. 무엇도 속 시원한 것이 없고 의심과 불안, 울분만 늘어가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서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도 못했다. 오늘은 도무지 답답함을 견디지 못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나온 것"이라고 호소했다.

라임 펀드를 집중적으로 판매한 장모 전 반포WM센터장이 피해자들에게 소송과 고소를 하지 않도록 회유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피해 고객들에게 변호사를 소개하고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 절차에 응하도록 설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장씨를 통해 펀드에 가입한 한 피해자는 "장씨는 계속 자기가 책임지겠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며 변호사를 소개 시켜줬다. 그런데 추가 고소를 막고 빠져나갈 시간을 끌기 위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도 "소개 시켜준 그 변호사를 내가 직접 만나봤다. 소송이나 고소를 하면 피해액을 제대로 받기 어렵고,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절차를 따라야만 피해보상액을 최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하더라"며 "해당 변호사가 장씨의 오랜 지인이라고 한다. 믿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대신증권 관계자는 "금감원 조사도 받고 있고 검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결과가 나와봐야 명확해질 것 같아서 현재로서는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는 핵심 인물들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해 난항을 겪는 양상이다. 이 가운데 라임 사태를 둘러싼 의혹은 나날이 증폭되고 있다. 최근 장 전 센터장이 ‘청와대 관계자가 라임과 관련한 문제를 막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장 전 센터장은 피해자를 만나 당시 김모 청와대 행정관 명함을 보여주며 “이분이 핵심키(Key)다. 라임을 다 막았다”고 말했다. 해당 행정관은 청와대 파견 근무를 마치고 지난달 말 금감원에 복귀했다.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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