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더불어시민당, 막후엔 ‘양정철’이 있었다

논란 속 더불어시민당, 막후엔 ‘양정철’이 있었다

정개련, 막장협상 폭로하며 정조준… 비난·이탈하는 범진보층

기사승인 2020-03-19 11:48:50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범진보 비례대표 배출을 목적으로 한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 창당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창당과정이 구설에 오르고,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연합에 참여한 구성원들의 법적·이념적 문제가 대두되며 검찰조사와 정치적 재단도 이뤄지고 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이 진보진영 정치원로들이 주축인 ‘정치개혁연대’와 친문(문재인) 조국수호세력이 중심인 ‘시민을위하여’ 중에서 ‘시민을위하여’를 비례연합플랫폼으로 선택하는 이면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더구나 양 원장의 일방적 협상태도가 알려지며 범여권이 분열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11일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하고 윤호중 사무총장을 전면에 세워 창당논의를 이끌어왔다. 지난 17일에는 윤 사무총장이 기자들과 만나 ‘시민을위하여’를 중심으로 5개 정당이 연합을 구성해 비례대표를 배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어디에도 양 원장의 그림자는 없었다.

하지만 18일 정치개혁연합 하승후 사무총장이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시민을 위하여와 개문발차하겠다’는 구두통보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으로부터 받았다”면서 “지난 13일 양 원장이 전화해 협상권을 위임받았다며 ‘언제까지 통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기들은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일방적 시한설정이나 언행들을 해왔다”고 폭로하며 전면에 드러났다.

심지어 양 원장은 “검증 안 된 1년 미만 신생정당들과 함께 가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한 정개련을 연합에서 배제하려는 듯 민주당이 제시한 시한인 18일이 도래하기 전인 17일 오전 하 사무총장에게 연락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협상중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하 사무총장은 “우리와 협상하기 전부터 양 원장이 신생 정당과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시민을위하여’가 말로는 연합정당을 표방했지만 일종의 비선이 있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꼼수 위성 정당 프로젝트를 위해 양 원장이 '시민을 위하여' 출범 자체에도 개입한 게 아닌가 의심이 드는 정황들이 있다”고 의혹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제기하기도 했다.

나아가 정개련은 이날 오후 협상과정에서 이뤄진 일들에 대한 민주당 지도부의 면밀한 진단과 사과, 향후 개선방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 민주당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저희와 (민주당 지도부가) 접촉한 일지와 파악한 것들을 공개해 민주당의 실체를 알리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 정의당·미래당 ‘불참’, 녹색당·민중당 ‘유감’, 민생당 ‘반반’

이처럼 ‘더불어시민당’의 모태인 ‘시민을위하여’와의 연합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 범진보 정당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녹색당은 “민주당은 명백하게 선거연합정당의 취지를 위반하고 소수정당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면서 연합이 아닌 ‘압박’의 방식이라고 유감의 뜻을 표했다.

민중당 이상규 상임대표도 “민주당 스스로 종북 프레임, 낡은 색깔론에서 벗어나는 게 필요한데 마저 결단하지 못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심지어 민주당 내 박용진 의원조차 창당발표과정에서 윤호중 사무총장의 성소수자 관련발언을 두고 “민주당의 부족, 철학적 부재를 드러낸 것 같아 뼈아프다”며 당내 의원들과 비판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정의당과 미래당은 유감표명을 넘어 불참의사를 분명히 하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당초 연합참여입장을 밝혔던 미래당의 오태양 공동대표는 “대놓고 민주당의 위성정당이지 않나. 미래통합당이 (당명을) 미래한국당이라 짓는거나 더불어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이라 짓는거나 그게 위성정당”이라며 “우리는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뉴시스를 통해 입장을 전했다.

반면 민생당은 참여와 불참 사이에서 민주평화당계와 대안신당계로 구성된 일명 ‘호남계’와 김정화 공동대표를 위시한 바른미래당계가 강하게 충돌하며 연일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공식 입장조차 참여와 불참이 오락가락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일각에서는 분당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더불어시민당에 참여 중인 ‘가자환경당’ 권기재 대표의 성범죄 전력, 더불어시민당의 모태인 ‘시민을위하여’의 주축인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개국본)’에서 벌어진 후원금 문제 등이 불거졌다. 이에 정호진 선대위 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성범죄까지 끌어안으며 비례 위성정당 창당에 연연하는 더불어민주당의 모습은 위험천만하다 못해 충격적”이라고 비난했다.

정의당 김종민 공동선대위원장도 19일 3차 선대위원회에서 “연합정당을 통해 진보개혁진영의 승리를 만들 것이라는 말은 온통 거짓말이고 자신의 의석수 확대라는 기득권만이 가득한 술수일 뿐”이라며 “민주당의 꼼수와 패권이 진보개혁진영을 심각하게 분열시키고 있다. 지금이라도 비례정당 추진을 중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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