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20일 정기 주주총회를 시작으로 금융권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된다. 이번 주총에서는 주가 하락에 따른 주주들의 하소연과 하나은행의 DLF사태를 두고 주주들의 질타가 나올지 이목이 집중된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이날 각각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과 을지로 하나금융 명동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KB금융은 주총 과정을 공개하며, 하나금융은 주총 전과정을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다.
KB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허인 국민은행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및 스튜어트 솔로몬, 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권선주, 오규택 등 6인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권선주, 오규택 후보는 신규선임, 나머지 4인은 재선임 대상이다.
하나금융도 윤성복‧박원구‧백태승‧김홍진‧양동훈‧허윤‧이정원‧차은영 등 8인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을 이번 주총에서 처리한다.
KB금융 사외이사 선임 건에 대해서는 주주들의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나금융의 사외이사 선임 건에 대해서는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고, 이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판단에 따라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밝혀 논란이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이번 주총에서는 주가 하락에 따른 주주들의 불만도 상당히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주가는 10일 종가 기준 각각 2만6050원과 1만8550원으로 지난해 3월 정기주총일 대비 37.15%, 49.86% 떨어졌다. 최근 주가 하락의 원인이 코로나19에 의한 글로벌 시장 충격에 있지만 자사주 매입 등 ‘주가 방어’에 회사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주들의 불만은 어김없이 나올 전망이다.
주가 하락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은 지난해 주총에서도 제기됐다. 당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1년 사이 주가가 35% 폭락하다시피 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면서도 “펀더멘털 강화는 제가 책임질 부분이고, 펀더멘털을 반영하기까지 시차가 있겠지만 반드시 본래의 모습에 맞게 가리라고 믿고 희망을 갖고 있다”고 주주들을 달랬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코로나19 충격으로 주가가 다시 37.15% 하락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나금융의 경우 DLF사태 등 금융사고가 주가하락을 부추긴 만큼 주주들의 불만은 더욱 클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DLF사태에 대한 과태료로 167억8000만원을 하나은행에 부과하는 등 금융사고가 그룹의 경영실적과 평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선임 안 반대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KB금융과 하나금융 사측에서는 현재 떨어지는 주가를 방어할 뽀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시장 모든 종목에서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회사에서도 주가 하락을 방어할 별다른 대책이 없다”며 “주총에서 주주들의 주가에 대한 불만과 지적이 나오면, 달게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주총에 뒤이어 우리금융은 25일, 신한금융은 26일 주총을 개최한다. 두 금융사의 주총에서는 손 회장과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최대 이슈가될 전망이다.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