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하는 주가 잡아라”…증권사, 코로나19 위기에 자사주 매입 나서

“급락하는 주가 잡아라”…증권사, 코로나19 위기에 자사주 매입 나서

소각 진행하지 않아 주가 반등폭 미미

기사승인 2020-03-26 05:00:00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가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주도 맥을 못추고 있다. 이에 주요 증권사들도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하락을 방어하고 투자자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에 나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지수는 지난 24일(25일 기준으로 확인) 기준 378.40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날인 지난 1월20일과 비교하면 41.82%나 빠졌다.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증시 폭락장 속에 증권주도 줄 하락세를 면치 못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증권사별 주가 하락률은 평균 30% 이상이다. 미래에셋대우(-45%), 메리츠증권(-36%), NH투자증권(-43%), 삼성증권(-38%),키움증권(-27%),한화투자증권(-45%),SK증권(-27%), 유진투자증권(-39%) 등 줄줄이 높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증시가 대폭 하락한 영향으로 증권사들의 유동성 악화와 실적 부진 우려가 겹치면서 주가 하락 폭은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특히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손실 우려가 높다. 만기가 도래하는 상품들은 지수가 일정 기준 이상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대규모 원금 손실이 예상되는 양상이다. 또 예정된 ELS발행도 취소하거나 연기해야 할 처지다.

이처럼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우선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일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자사주 취득 규모는 약 470억원, 보통주 1300만주 가량으로 유통주식수의 약 2.4% 수준이다. 최근 미래에셋대우의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음을 강조하고 주식 가치를 높여 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도 정영채 사장과 임직원들이 함께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정 사장은 지난 3일과 4일 이틀에 걸쳐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정 사장의 보유분은 기존 1만1697주에서 1만6697주로 증가했다. 또 지난 16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임직원을 대상으로 3000만원 한도 내에서 자사주 매입 신청을 받았다. 내달 1일부터 약 3개월간 매입이 이뤄질 전망이다. 주가 부양과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나섰다는 입장이다. 

KTB투자증권도 최석종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자사주 매수에 나섰다. 최 사장은 자사주 5만5000주를 매수해 총 9만5000주로 지분율 0.13%가 됐다. 또 주요 임원들이 13만를 매수했다. 

한화투자증권도 지난 11일부터 지난 18일까지 권희백 대표이사의 4만3700주를 포함해 경영진이 자사주 21만2773주를 매입했다. 이밖에 유진투자증권 300만주, SK증권도 1420만주 규모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다만 이같은 자사주 매입 공시에도 불구하고 주가 반등폭은 높지 않은 양상이다. 전문가는 효과가 미미한 이유에 대해 자사주 매입 후 소각까지 진행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봤다. 현재까지 자사주 매입에 나선 증권사 중 소각 결정을 내린 곳은 미래에셋대우가 유일하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연구위원은 “주가 상승효과가 크지 않은 이유는 자사주 매입 이후에 소각까지 하는 회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소각까지 진행하는 경우 주가 부양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소각을 전제로 하지 않은 경우 자사주를 매입했다가 다시 시장으로 내놓는 경우가 많고, 투자자들도 이걸 알고 있다”며 “경영진이 개인 돈으로 저평가된 자사주 매입에 나서서 지분을 늘리는 것과 회사 차원에서 나서는 것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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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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