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경제] 증권사 유동성 위기 부른 '마진콜'

[알기쉬운 경제] 증권사 유동성 위기 부른 '마진콜'

기사승인 2020-04-09 05:15:00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최근 증권사들이 대규모 마진콜(margin call)을 맞아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는 소식이 연이어 들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주요국 증시가 폭락했고, 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했던 지수연동형 주가연계증권(ELS)에 대규모 마진콜이 터진 겁니다. 

특히 대형 증권사들은 각기 1조원 이상의 마진콜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여기 대응하기 위해서 보유 중이던 현금성 자산을 갑작스레 지출하게 됐고, 이로 인해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마진콜이 정확히 뭘까요.

마진콜은 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입니다. 선물계약의 예치증거금이나 투자원금에 손실이 생길 경우 증거금 부족분을 맞추라는 전화(Call)를 받는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본래 선물거래에서 쓰이던 용어였지만 다른 금융거래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마진콜 요구가 발생하면 즉각 응해야 합니다. 응하지 않을 경우 상대 측에서는 반대매매를 해서 거래계약을 끝냅니다. 투자자는 반대매매를 당하면 그대로 손실이 확정되어 버리는 거죠. 

최근 증권사들이 다급히 현금성 자산 마련에 나선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증권사들은 파생결합증권을 발행하면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 위험을 헤지(위험 회피)할 필요가 있습니다. 헤지 방식에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백투백(Back-To-Back) 헤지와 자체헤지죠.

백투백 헤지는 거래 상대방과 장외파생거래를 통해 가격변동의 손실이나 이익 등을 상대 측에 전가하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계약을 통해 일정 수수료를 내고 외국계 증권사에게 손실과 위험을 넘기는 거죠. 위험이 전가되는 장점이 있지만, 자체헤지 보다는 수익이 적습니다.

그래서 높은 수익을 추구하려는 증권사들은 자체헤지를 선호합니다. 자체헤지란 증권사가 ELS 발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해 직접 헤지거래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직접 채권이나 예금, 주식, 장외파생상품 매매에 나서는 거죠. 이번에 특히 대규모 마진콜을 맞은 증권사들은 모두 자체헤지 비중이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체로 마진콜은 단기 유동성 문제에 속합니다. 시장이 곧 회복되고 지수가 반등하면 지급했던 증거금을 다시 회수할 수 있죠. 그러나 유동성이 경색된 현재 상태에서 증시에 추가폭락이 이어지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변동폭 확대로 2차, 3차 폭락이 반복되면 증권사들이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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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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